코오롱글로벌, ‘중대재해법’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원청관리자 휴대폰 사용 이동, 안전대 미착용, 건설기계 신호수 미배치 등

[일요신문]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를 줄이고자 중대재해법이 시행되지만, 건설현장에서 아직도 그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 목격돼 안전에 대한 근로자의 수준이 아직도 법 취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코오롱글로벌 직원으로 보이는 관리자가 휴대폰을 보면서 이동하고 있다. 사진=정민규 기자

이 같은 모습은 중대재해법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찾은 김해의 대표적인 대형 현장인 코오롱글로벌이 신축하는 ‘김해율하 더스카이시티’ 아파트 공사장에서 확인됐다.

‘김해율하 더스카이시티 제니스&프라우’는 총 15개 동, 지하 4층~최고 49층, 총 4,393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를 건립한다. 아파트 3,764세대(전용 64~163㎡)와 오피스텔 629실(전용 23~59㎡)을 공급한다.

코오롱글로벌은 현장 입구에 신호수를 배치해 통행하는 차량의 통행을 방해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보였고, 진출입하는 건설기계 세륜을 철저히 하는 모습은 환경오염원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하지만 고소작업장에서는 상황이 달랐다. 외부에 잘 보이지 않는다는 특징 때문잊니 코오롱글로벌 관리자로 보이는 두 명은 안전벨트(안전대)를 착용하지 않았고, 한 명은 휴대폰까지 보면서 장애물이 많은 곳을 이동했다.

페이로더가 신호수(안전요원)도 없이 일반 노동자의 겉을 지나가는 아슬아슬한 모습. 사진=정민규 기자

건설기계가 공사장에서 이동할 경우에는 신호수를 두어 안전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하나, 페이로더가 무게 중심을 쉽게 잃어버릴 수 있는 파일을 운반하면서 일반 작업을 하는 노동자의 겉을 아무런 제재없이 지나가는 위험천만한 곡예운행을 일삼았다.

페이로더는 원칙적으로 토사를 들어올리는 작업을 주된 용도이기에 제조사가 제조하지 않은 지게발은 불법행위로 산업안전보건공단은 규정하고 있다. 국내에는 로더전용 지게발은 생산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페이로더가 주된 용도를 벗어나 지게차가 해야할 일을 할 경우는 불법이 된다.

모든 현장은 아침마다 작업 시작전에 안전교육을 진행한다. 해당 현장은 원청사인 코오롱글로벌이 실시한다. 안전규칙을 지키라고 한 탓에 하도급 노동자는 철저히 지키고 있으나, 정작 원청사 근로자가 이를 지키지 않는 아이러니한 모습은 중대사고가 발생할 개연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이와 관련 “안전관리를 철저히 함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말을 듣지 않는다. 곰꼼하게 다시 한번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