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군, 팽목항 세월호 기억관 철거 추진

시민단체 “기억공간 보존해야, 참사 상징적 장소”

[일요신문] 전남 진도군이 팽목항에 8년째 자리 잡은 세월호 참사 관련 시설물 7개 동에 대한 철거를 추진 중이다. 시민단체는 “참사의 상징적인 장소를 지우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세월호 관련 시설을 철거하려는 진도군과 이를 반대하는 시민단체가 대립하고 있다. 전남 진도 팽목항. 사진=일요신문DB

15일 광주·전남 시민단체가 꾸린 팽목 기억 공간 조성을 위한 국민비상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에 따르면 진도군은 팽목항 연안여객선터미널 신축 부지에 있는 기억관 등에 철거 이행강제금 부과를 통지했다.

대책위는 “팽목항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와 이후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생명 존중 가치와 안전한 사회에 대한 염원을 모으기 위해 기억 공간을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팽목 기억 공간 건립 문제에 대해서는 “2019년 전남지사가 기억 공간 건립을 약속했고, 정부도 추진 의사를 밝혔지만 진도군이 일방적으로 조성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진도군은 항만 계획에 따라 연안여객선터미널 신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여객터미널 예정 부지에는 팽목 기억관 시설물이 자리 잡고 있다. 강제 이행금 부과 대상은 기억관·식당·성당·강당·화장실·샤워실·창고 등 컨테이너 7동이다.

진도군 관계자는 “팽목항 불법 건축물에 대한 신고가 들어와 세 차례 시정명령을 내리고 철거 이행강제금 부과를 예고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다급하게 설치된 이 기억관 등은 나중에라도 신고 등 절차를 거쳐야 했는데 누락됐다”고 말했다. 팽목 기억 공간과 관련해서는 “항만 계획과 지역 여론 등으로 기억관 조성이 어렵다. 대신 팽목 대합실 옆 부지에 종합 안내관을 설치하는 방안을 논의 중에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