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다큐 마이웨이’에 포크 선배들 대거 출연 ‘박창근이 적통’ 강조
추가열은 1968년 생으로 공식 데뷔는 2002년이다. 네 살 차이인 김광석에 비해 많이 늦은 편이다. 사실 추가열이 가수 생활을 시작한 것은 1987년으로 언더그라운드인 라이브 클럽에서 주로 활동하던 통기타 포크송 가수였다. 1995년과 1996년 본명 ‘추은열’로 두 장의 음반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대중의 주목을 받진 못했다. 결국 추가열이라는 이름으로 2002년에 자작곡 ‘나 같은 건 없는 건가요’가 담긴 정규 1집 음반을 내고 데뷔한다.
추가열이라는 이름을 지어준 것은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다. 추가열을 발견한 이수만 대표가 2001년 발탁해 SM 소속 1호 통기타 포크 가수로 데뷔시켰다. 본명 추은열로 무명 가수 활동을 시작해 무려 17년여 만에 비로소 인기 가수 추가열이 된 것. 이런 행보는 23년 동안 무명가수 생활을 하다 국민가수가 된 박창근과 연결된다.
세시봉으로 대표되는 1960년대 후반 포크 열풍의 주역 가운데 한 명인 송창식, 1980년대를 대표하는 포크 가수 김광석, 그리고 2000년대 포크 가수를 대표하는 추가열로 이어지는 포크 계보를 그린 TV조선은 이를 2022년의 박창근까지 연결했다. TV조선이 ‘국민가수’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할 당시부터 트롯 다음 장르로 포크를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포크 가수 박창근이 1대 국민가수로 등극하자 바로 이런 큰 그림을 그려낸 것이다.
2월 6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 283회가 박창근 편으로 마련됐는데 고인이 된 김광석을 대신해 절친이자 당시 함께 활동하며 큰 사랑을 받은 가수 박학기와 송창식이 출연해 박창근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등장한다. 그리고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추가열과의 만남으로 이어지며 박창근이 대한민국 포크 계보의 적통임을 분명히 했다.
91학번이라는 박창근에게 박학기는 “(김)광석이와 내 영향 많이 받은 세대”라고 친근감을 표현했다. 이어 “‘그날들’ (노래)하는 거 보니 목이 광석이보다 낫더라”라며 극찬한 뒤 “노래할 때 광석이와 입 모양과 시선 각도 등이 참 많이 닮았다”고 말했다.
송창식은 “(노래하는 모습을) 휴대전화로 찾아서 봤다. 내겐 쉽지 않은 일”이라며 “오랜만에 기분 좋은 가수가 나왔다”고 극찬했다. “역동적인 보컬을 보면 내 노래 DNA가 박창근에게도 보인다”고 한 송창식은 김광석에 대해 언급하며 “음색이 다를 뿐이지 소리 내는 방법이 나와 많이 비슷했다”고 말했다. 송창식에서 김광석, 그리고 박창근이 노래 DNA와 소리 내는 방법 등으로 연결돼 있음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어 송창식은 곡을 직접 쓰는지 물어본 뒤 박창근이 “곡을 혼자 쓰긴 하는 데 대중적이지 않다”고 답하자 “노래가 대중적이지 않으면 노래를 지금보다 훨씬 잘해야 돼. 그러면 대중적인 게 된다”고 조언했다. 67년 동안 매일 노래와 기타 연습을 하고 있다는 송창식은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깨우치는 것이라 음악은 무공과 비슷하다”는 조언을 들려주기도 했다.
추가열은 “‘단절된 포크 음악의 계보가 다시 이어질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며 박창근을 반겼다. 오랜 무명 생활을 회상하며 역시 오랜 무명 생활을 한 박창근에게 “긴 무명 생활이 꽃길을 더 넓혀 주는 거름이 될 것”이라고 응원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김은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