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전일 관내 최고 확진자 1578명 발생
엄태준 시장은 지난 2일 ‘이천시 대표일꾼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시민이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2018년 7월부터 2022년 1월까지 매일 아침 써 내려간 1309일간의 시정 일기’를 정리한 ‘굿모닝 이천’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이날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이천의 한 웨딩홀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워킹-스루 방식으로 예정된 행사장은 손님들의 발길로 주차장은 붐볐고 행사장 입구 테이블 위에는 방명록, 후원금 모금함과 책이 쌓여 있었으며 정가 6만 원(4권 1질)으로 책정된 도서를 구매하는 참석자들로 부산했다.
그리고 ‘화환은 정중히 사양한다’는 사전안내에도 불구하고 각종 단체와 기업들이 보내온 화환들이 입구부터 빼곡히 자리잡고 있었고 방역 수칙을 지켰다곤 하지만 거리 두기가 지켜지지 않은 현장은 쉽게 목격할 수 있었고 참석자들이 저자와 기념촬영을 위해 긴 줄을 선 모습은 코로나19 감염 예방의지를 무색하게 했다.
특히 오미크론의 급속한 확산으로 행사 하루 전인 3월 1일 코로나 확진자 집계 이후 이천관내 최고 확진자 1578명이 발생한 상황에서 현직 시장의 출판기념 행사는 코로나 시국에 부적절한 행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일각에선 시청 퇴근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 현직 공무원들이 참석한 것을 두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와 관련 일부 시민들은 “공무원들도 코로나에 감염되어 행정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시민의 안전을 지켜야 할 방역의 최고 책임자인 시장이 출판기념회를 연다는 것은 누가봐도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출판기념회에는 지역 내 기관이나 단체, 공무원, 기업 등도 상당히 부담스러워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A업체 대표는 “눈도장 찍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갈 수 밖에 없었다”고 하소연 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출판기념회로 자신의 시정활동 성과와 경험, 비전 등을 제시하며 존재감을 부각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뿌리치기는 어려웠겠지만 요즘 같은 시국에 출판기념회 개최 자체가 무리수 였다”고 밝히고 “ ‘세’ 과시와 책 판매에는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도덕적 해이라는 지적과 따가운 눈총으로 오히려 시민들의 호응을 얻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민 정 모씨는 “눈도장용 참석인지 자발적 참여인지는 몰라도 코로나 시국에 보기 드문 인산인해 현장 이었다”고 밝히고 “오미크론 확진자가 연일 수만 명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들에겐 일상생활 악수 안하기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해달라는 안내문자를 보내면서 정작 본인이 출판기념회를 열어 사람들을 모아놓고 행사를 개최한다는 게 말이나 되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시민 김 모씨는 “ 엄시장은 매일오전 하루도 거르지 않고 SNS를 통해 시정 활동 상황을 시민들에게 상세하게 알려 참 부지런한 시장이라고 평가를 받아 왔는데 무슨 생각으로 이런 행사를 강행 했는지 모르겠다”며 “시장이라는 자리는 언제나 시민들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고 시민들만 바라보는 행정을 펼칠 때 비로소 시민들이 알아주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유인선 경인본부 기자 ilyo0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