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투자” “모종 작업 진행중”
▲ 하지원. | ||
하씨의 주식투자는 지난 5월31일 코스닥 등록업체인 스펙트럼이 하씨가 자사 주식 11.67%를 37억원에 매입했음을 공시하면서 알려졌다. 이로 인해 하씨가 주목받기 시작했고 모 여성지에서 하씨가 강남의 빌딩을 1백20억원을 주고 매입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가열되었다.
동시에 하씨의 자금 출처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해석과 소문이 꼬리를 이었다. 하씨 개인적인 투자라고 보기에는 뭔가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하씨의 소속사에서 직접 나서서 소문에 대한 해명을 했지만 아직 풀리지 않는 의문들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하씨의 소속사인 웰메이드엔터테인먼트(웰메이드)는 22일 “하지원씨가 그간 모은 12억원에 대출받은 14억원을 합해 26억원에 빌딩을 매입한 것이다”며 항간의 소문을 일축했다. 하씨가 산 서초동 교대 앞의 이 빌딩은 예당엔터테인먼트가 입주해 있는 곳으로 지상 5층 지하1층, 총면적이 4백49평이다.
일명 예당빌딩으로 불리는 이 건물의 전 소유주는 이 건물에 입주한 예당엔터테인먼트(예당)의 변두섭 대표이사(46)다. 가수 양수경씨의 남편으로 잘 알려진 변 대표는 2000년 경매로 나온 이 건물을 개인명의로 낙찰받았다가 올해 2월 하씨에게 판 것이다. 하씨는 비교적 싼 값에 건물을 사는 조건으로 향후 5년간 예당이 이 건물을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고 매달 임대료로 3천만원을 받기로 했다.
그러나 건물 매입 과정은 의문점을 남기고 있다. 건물의 소유자였던 변두섭 예당 대표는 하지원의 소속사인 웰메이드 변종은 대표(35)의 친형이다. 변종은 대표는 예당의 홍보이사를 지내다 웰메이드의 대표가 되었고, 웰메이드는 현재에도 예당의 관계사로 등록되어 있다. 하지원씨가 소속사 대표 형제 사이의 거래에 개입한 것이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변종은 대표가 하씨의 명의로 건물을 매입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 웰메이드는 “그간 예당에서 건물을 팔려고 내놓았는데, 적당한 구매자를 만나지 못하던 중 하씨가 나선 것이다. 예당 쪽에서도 잘 아는 사람이 매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 아니겠느냐”고 밝히고 있다.
웰메이드는 하씨의 건물구매액 중 14억원이 대출이라고 밝히고 있고, 등기부등본 확인결과 매입 당시 우리은행으로부터 16억원의 근저당이 설정되었다.
▲ 탤런트 하지원씨의 부동산과 주식 투자에 대해 여러 소문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왼쪽 건물은 예당빌딩, 오른쪽은 스펙트럼. | ||
하씨가 태원엔터테인먼트(태원)의 정태원 대표와 공동으로 스펙트럼의 주식을 매입하자 예당과 태원의 합병설이 제기되었다. 정 대표의 지분은 11.68%로 1대 주주, 하씨의 지분은 11.67%로 2대 주주다. 태원은 6월8일 스펙트럼과 주식 맞교환 신청서를 제출하고 스펙트럼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 이로써 영화제작업체인 태원은 우회상장을 통해 코스닥에 등록한 셈이다. 마찬가지로 하씨와 연관된 예당도 얼마든지 합병을 할 수 있다. 그럴 경우 영화제작, 매니지먼트, 음반제작, DVD제작을 망라하는 초대형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예당은 <겨울연가> 제작사인 팬엔터테인먼트, 비디오 제작업체인 삼화프로덕션, ETN-TV를 가지고 있다.
하씨의 소속사는 이에 대해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부인하고 있다. 웰메이드의 서상욱 이사는 “우리도 모르는 이야기가 언론에 자꾸 나오니까 우리 자신들도 어리둥절할 지경이다. 하씨가 정 사장과는 영화를 찍으며 친분이 쌓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하씨의 개인적 투자이기 때문에 소속사에서는 자세한 사정은 알지 못한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스펙트럼측은 이에 대해 조금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스펙트럼의 공수열 이사(48)는 하씨의 투자에 대해 “일이란 게 공식적으로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비공식적으로 진행되는 부분이 있다. 공식적으로는 하지원씨의 개인 투자다”고 대답했다. 언론사의 인터뷰를 의식한 듯 말을 아꼈지만 ‘비공식적’으로는 모종의 작업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업계에서는 변종은 대표가 과거 주가조작과 관련해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있기 때문에 개인 명의의 주식매매에 부담을 느껴 하씨를 대리인으로 내세운 것이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일각에선 하씨가 변 대표의 대리인으로 나선 것이 사실이라면 그 배경이 궁금하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하씨는 최근의 투자에 대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투자다”고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하씨는 최근 영화 <형사> 촬영을 끝내고 미뤄뒀던 CF 촬영을 하고 있다. 이후 4개월간 뉴질랜드 어학연수를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