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서울병원 해당 부지에 건물 신축…시 “의료시설 확충 위한 선택” 해명
사천시는 삼천포서울병원이 제안한 도시계획시설인 종합의료시설 지정과 관련해 2017년 8월 31일 이를 최초로 결정했다. 지역에 대형병원을 양성해 시민들이 폭넓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도시계획시설인 종합의료시설로 지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의료행위에 지장을 주는 매연·소음·진동 등 저해요소가 없고 일조·통풍 및 배수가 잘되는 장소임을 살펴야 한다. 주변에 충분한 녹지시설을 갖춰 평온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지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삼천포서울병원의 입지는 그렇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오로지 도심에 위치해 접근성만이 보장된다.
게다가 사천시는 병원 건립을 위해 시유지인 도로까지 매각했다. 도심지 한복판을 이어주는 구간을 없애 막다른 도로로 만들면서까지 도시계획시설을 지정한 것이다.
시는 2017년도 도시계획시설 지정 시 사천소방서와 삼천포서울병원 사이 도로인 ‘소로3-47호선’만 도시계획시설에 포함시켰다. 소로3-47호선은 막다른 도로로 효율성이 떨어져 있으나마나한 도로였기에 도시계획시설 지정에 시민들의 불만은 없었다.
문제는 이후에 불거졌다. 사천시는 2017년 최초 지정 당시에는 없었던 ‘소로3-44호선’의 일부를 추가로 지정했다. 2020년 1월 8일 새롭게 변경된 도시계획시설 결정에 따라 소로3-44호선을 255m로 축소하고, 소로3-A호선 336m를 신설한 후 나머지 소로3-44호선 70여m를 도시계획시설로 새롭게 지정했다. 삼천포서울병원은 이 부지 위에다 건물을 신축했다.
소로3-44호선은 인근 주민들이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는 도로였다. 유사시 119소방차나 구급대의 접근이 용이한 도로임에도 불구하고, 사천시는 해당 도로의 일부를 도시계획시설로 지정한 후 병원 측에다 매각까지 했다. 시의 이 같은 행정이 오로지 삼천포서울병원에 특혜를 주기 위한 목적에서 비롯됐다는 날선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사천시민 A 씨는 “병원이 비영리단체로 지정돼 있지만 엄연히 영업을 하는 사업장이다. 공공의 목적을 갖고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이익단체에 대한 시의 납득하기 힘든 결정은 참으로 유감”이라며 “인근 주택지의 소방도로까지 막아버렸다.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시민들이 어떻게 대처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사천시 도시과 과장은 “적정 규모의 의료시설이 필요해 그에 따르는 도시계획시설을 결정한 것이다. 시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료시설 확충이라는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위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삼천포서울병원 측은 “해당 내용에 대해 답변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며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
정민규 정동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