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와이드밴드갭 반도체…패러다임 변화 선제 대응
[일요신문] 경북도가 와이드밴드갭 반도체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실리콘 소재 기반 반도체 대비 초고속, 고효율, 고온, 극한 환경에 뛰어난 특성을 갖고, 차세대 이동통신․항공우주․군수․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급부상하기 때문이다.
와이드밴드갭 반도체는 실리콘보다 큰 밴드갭(전자가 존재하지 않는 공간)을 갖는 반도체 재료인 탄화규소(SiC), 질화갈륨(GaN), 산화갈륨(Ga2O3)으로 생산한 차세대 반도체를 말한다.
전 세계적 탄소중립 정책의 가속화로 TV, 휴대폰, 전기자동차 등 기존 산업은 전력 고효율화, 전력밀도증진, 배터리수명연장 등 요구에 직면하고 있어,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우수한 물리적 특성을 가진 와이드밴드갭 반도체가 주목 받고 있는 것.
21일 도에 따르면 SK실트론, KEC, LG이노텍, 예스파워테크닉스, L&D 등을 중심으로 와이드밴드갭 반도체 산업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관련 기업 유치와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대구·경북 지역 소재 기업들이다.
대구·경북 지역은 구미전자정보기술원, 포항나노융합기술원, 경북대 반도체융합기술연구원 등 화합물반도체 관련 연구기관 중심으로 소재·부품·장비·팹리스·테스트·패키징 관련 선도기업 및 스타트 기업이 다수 집적돼 있다.
특히 대구·경북은 미래형 자동차, 로봇, 모바일, 가전, 방산, 신재생에너지 등 수요산업과 연계된 연구개발, 상용화, 산학연관 협력 여건이 우수해 WBG반도체 산업 생태계 조성으로 혁신적인 시너지효과 창출도 가능한 지역이기도 하다.
이에 경북도는 WBG반도체 생태계 조성을 위해 5대 전략을 추진한다.
먼저, 와이드밴드갭 반도체 소재별 제조 플랫폼을 구축해 국내 유일 SiC(탄화규소) 웨이퍼 생산․공급업체인 KEC, 예스파워테크닉스 등과 지방 권역형 협력체계를 마련한다. 여기에, 그간 정부 추진 사업에서 다소 지원이 부족했던 GaN(질화갈륨) 소재를 전략적으로 포함시켜 차세대 저·중 전압용 반도체와 고대역에 적용되는 RF 반도체를 적극 육성한다.
다음으로는 WBG반도체는 중소․중견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에 적합하며 산업 특성상 수직계열화가 비효율적인 점을 반영해 산학연관 공동 노력으로 전주기 지원체계를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이어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도록 WBG반도체 융합연구원을 설립해 소재-설계-공정-테스트 등 산학연 기반 수요형 공동 연구개발을 추진해 나가고, WBG반도체 소재 및 소자기술을 적용한 미래자동차 분야, 5G 통신 분야 등 다양한 산업 현장의 수요 충족을 위해 기술의 확대 및 아이템 발굴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화합물반도체 관련 산학연 기초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는 구미, 포항, 대구를 트라이앵글 벨트 형태로 잇는 관련 산업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WBG 트라이앵글 벨트 조성을 위해 구미에는 구미전자정보기술원 중심으로 팹리스와 모듈화에 중점을 두고 산업간 연계협력 강화와 유망분야 제품의 포트폴리오 확대에 주력할 예정이다. 포항의 경우 나노융합기술원을 중심으로 파운드리와 테스트베드에 중점을 두고 기업지원을 위한 전주기 원스톱 지원체계 마련․기술로드맵 공유·아이템 발굴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아울러 대구에는 경북대 반도체융합기술원을 중심으로 원천기술에 대한 R&D와 인력양성에 중점을 두고 산학연관 협력체계를 구축해 나갈 구상이다.
한편 도는 앞으로 WBG반도체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정부의K-반도체 전략(수도권, 대기업, 메모리, Si중심)에 WBG반도체 생태계 조성(지방, 중소․중견기업, 시스템, WBG중심)을 결합한 K-반도체 전략 확장 모델(안)을 정부에 건의하고, 대구시, 부산시 등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갈 복안이다.
장상길 도 과학산업국장은 "4차 산업혁명, 기후위기 등 급변하고 있는 반도체 산업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WBG반도체 산업을 집중 육성할 것"이라며, "지역 반도체 산업 균형발전과 경쟁력 확보로 일자리를 만들고 관련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cch@ilyo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