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논현동 집 지분, 150억 매도 요구에도 안 팔더니…10억대 부당이득 소송 제기해 일부 승소 후 지분 처분
홍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이 살았던 주택을 잇달아 사들이며 ‘대통령 사저 컬렉터’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가 보유했던 전직 대통령 사저 가운데 처분한 곳은 논현동 사저가 처음이다. 더구나 이 전 대통령 측이 홍 회장에게 넘어간 지분을 되찾겠다며 150억 원을 제시했을 때도 홍 회장은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회장이 150억 원에도 팔지 않았던 지분을 취득한 지 5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 처분한 까닭이 무엇인지는 의문으로 남아 있다.
#공매로 갈라진 MB 사저…홍 회장, 한 달 뒤부터 사용대가 요구

오랫동안 ‘MB의 집’이었던 논현동 사저의 소유관계가 갈라진 것은 이 전 대통령의 벌금·추징금 환수 과정에서였다. 이 전 대통령 소유의 사저 지분이 공매에 나오면서 홍 회장이 이를 낙찰받았다. 홍 회장은 2021년 10월 7일 공매절차를 통해 사저 건물 지분 50%와 토지 면적의 약 66%를 취득했다. 나머지 건물 지분 절반과 토지 일부는 김 여사가 보유했다.
문제는 이 같은 공동소유 관계가 만들어지고 나서부터 불거졌다. 홍 회장이 지분을 취득한 뒤에도 김 여사와 이 전 대통령이 사저 전체를 사용해 홍 회장은 자신의 주택 지분을 사용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일부 언론에선 이 전 대통령이 홍 회장에게 매달 적지 않은 월세를 지불하며 거주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 전 대통령 부부가 사저 전체를 계속 사용하는 동안 홍 회장 몫의 사용대가 문제는 장기간 정리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일요신문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홍 회장은 지분 취득 한 달 뒤인 2021년 11월 4일 김 여사 측에 ‘공유물 사용·수익 등 관련 협의 요청’이라는 제목의 내용증명을 보냈다. 김 여사가 홍 회장과 아무런 협의 없이 사저 전체를 배타적으로 사용·수익하고 있으니, 홍 회장 소유 지분에 해당하는 임료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로부터 10개월 뒤인 2022년 8월 31일 홍 회장은 김 여사 측에 같은 취지의 내용증명을 다시 보냈다. 지분을 취득한 지 약 1년이 지났지만 사저 사용대가 문제가 매듭지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이듬해에도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2023년 7월 24일 홍 회장은 세 번째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이번에는 주택뿐 아니라 토지 사용 문제까지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내용증명에 따르면 홍 회장 측은 한 공유자가 주택 전체를 사용할 경우 다른 공유자의 지분에 대해 임료 상당의 부당이득이 발생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김 여사 소유 주택 일부가 홍 회장 소유 토지 위에 있는 만큼 토지 사용에 따른 부당이득 문제도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세 차례 내용증명 끝에 10억 원대 소송 청구
세 차례의 내용증명에도 문제가 풀리지 않자 홍 회장은 2025년 2월 김 여사를 상대로 10억 2494만 원 규모의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을 냈다. 홍 회장의 요구는 크게 두 가지였다. 김 여사 측이 사저 건물 전체를 사용한 데 따른 홍 회장 지분의 사용대가와 김 여사 소유 건물 일부가 홍 회장 소유 토지를 사용한 데 따른 토지 사용대가였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2월 17일 홍 회장의 청구를 일부 받아들여 김 여사가 홍 회장에게 일정한 사용대가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공유자 한 사람이 공유물을 배타적으로 사용해 다른 공유자가 자신의 지분을 사용·수익하지 못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이익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이 전 대통령과 함께 사저 전체를 사용한 반면 홍 회장은 자신의 주택 지분을 사용하지 못했다고 봤다. 이에 따라 김 여사가 홍 회장의 주택 지분에 해당하는 사용이익을 얻고, 홍 회장에게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혔다고 판단했다.
김 여사 측은 2023년 홍 회장이 보낸 내용증명이 단순한 협의 요청에 불과해 부당이득 반환을 요구하는 ‘이행청구’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홍 회장이 사저와 토지 사용에 따른 부당이득 반환을 요구한다는 의사가 내용증명에 드러났다고 보고, 내용증명이 도달한 다음 날인 2023년 7월 26일부터 일부 금액에 대한 지연손해금이 발생한다고 인정했다.
토지 사용에 따른 부당이득도 인정됐다. 다만 홍 회장 역시 사저 건물 지분을 갖고 있는 만큼 건물이 자리 잡은 김 여사 소유 토지 일부를 사용하고 있다고 보고 두 사람이 서로에게 지급해야 할 토지 사용대가를 계산한 뒤 해당 금액을 상계했다.
결과적으로 법원은 김 여사가 홍 회장에게 과거분 부당이득으로 3억 844만 7739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여기에 월별 사용대가도 별도로 인정했다. 2025년 1월부터 변론종결일인 11월 19일까지는 주택과 토지 사용대가를 합쳐 매월 937만 7083원을, 그 다음 날부터는 매월 1808만 4375원을 지급하도록 했다.
#판결 확정 석 달 뒤 부동산 컨설팅회사에 지분 매각

김 여사와의 부당이득금 소송이 이번 매각 결정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부동산 업계에서는 다른 공유자가 실거주하는 단독주택의 일부 지분은 일반 부동산보다 활용에 제약이 크다고 봤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다른 공유자가 실제 거주하고 있는 단독주택의 일부 지분만 가지고는 부동산 전체를 자유롭게 처분하거나 개발하기 어렵다”며 “시장에서도 지분만 별도로 매각하려면 매수자를 찾기가 쉽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사저를 사용하지 못한 상황에서 사용대가 산정을 둘러싼 문제가 결국 소송으로까지 이어진 점도 보유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 회장의 지분을 매입한 곳은 부동산 컨설팅회사 A 사다. 앞서 A 사는 ‘비즈한국’ 인터뷰에서 향후 부동산 개발을 염두에 두고 해당 지분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다만 부동산 업계에서는 현재와 같은 소유구조가 유지될 경우 A 사가 곧바로 사저 개발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 기존 건물을 철거하거나 부동산 전체를 개발하려면 김 여사 측의 동의를 얻는 등 건물·토지의 권리관계를 먼저 정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요신문은 8월 12일 마리오아울렛 측에 사저 지분 매각 이유와 함께 김 여사와의 부당이득금 소송이 매각 결정에 영향을 미쳤는지, 판결금을 실제 지급받았는지 등을 물었다. 마리오아울렛 관계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 사저에 대해서는 기존 언론에 나온 내용 외에는 아는 것이 없다”며 “답변을 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이번 소송에서 김 여사를 대리한 변호인에게도 판결에 대한 입장과 사저 사용대가를 두고 홍 회장 측과 어떤 협의를 해왔는지 등을 질의했다. 김 여사 측 법률대리인은 “사저 사용료로 얼마를 지급할지를 두고 양측의 의견이 엇갈렸다”며 “홍 회장 측에서 법원 감정을 거쳐 금액을 확정하자면서 소송을 제기했고, 판결 후 판결금을 전액 지급했다”고 밝혔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