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계열사 대상 매출 337% 증가, 한강식품과 233억 수의계약…하림 “조건 비교해 거래처 선정”

올품은 김준영 팬오션 상무보가 지분 전체를 보유 중으로, 공정거래법상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이익 제공(사익 편취) 규제를 받는 회사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 합리적인 고려나 비교 없이 상당한 규모로 거래하거나 더 유리한 거래 조건을 적용해 총수 일가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연간 상품·용역 거래액이 200억 원 미만이고 거래액이 상대방의 최근 3개 사업연도 평균 매출액의 12% 미만인 경우에는 ‘상당한 규모의 거래’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
올품과 한강식품 간 거래는 지난해 200억 원을 넘었다. 공정위가 사익편취 판단에 나설 경우 한강식품이 올품을 거래 상대방으로 선정한 과정과 공급 단가의 적정성, 해당 거래를 통해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이 귀속됐는지 등이 검토될 수 있다.
올품의 올해 현금배당 예정액 역시 지난해 대비 76.7% 늘었다. 올품의 지난해 별도기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현금배당 예정액은 74억 9950만 원으로, 전년(42억 4500만 원) 대비 약 32억 원 증가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44억 9400만 원으로 전년 39억 7800만 원보다 크게 늘면서 배당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배당 계획대로 지급됐다면 배당금은 김준영 상무보에게 전액 지급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림그룹 측은 한강식품과 올품의 거래 확대가 일감 몰아주기가 아니라 사업상 필요에 따른 것이었다고 설명한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공시상 수의계약으로 표시됐지만 한강식품은 올품을 포함한 복수의 계열 사료업체가 제시한 조건을 비교해 거래처를 선정했다”며 “한강식품의 생산설비와 거래 농가가 확대되면서 사료 수요가 늘었고, 운송비가 원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공급 지역과의 거리, 가격, 사료 성능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품 매출의 약 95%는 그룹 외부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어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줘 올품의 이익을 만들고 이를 김준영 상무보에게 배당한다는 해석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총수 특수관계인이 지분을 보유한 회사인 만큼 계열사 거래의 시장가격 준수와 내부통제 절차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과거 하림그룹 계열사들의 올품 부당지원 사건은 현재까지 사법 절차가 이어지고 있다. 공정위는 김홍국 회장이 2012년 1월 올품의 전신인 한국썸벧판매 지분 100%를 장남 김준영 씨에게 증여한 이후 하림 계열사들이 동물약품 고가 매입과 사료첨가제 통행세 거래, 옛 올품 주식 저가 매각 등을 통해 올품에 약 70억 원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공정위는 올품과 하림 계열사 8곳에 시정명령과 총 48억 88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해당 회사들은 처분에 불복해 취소소송을 제기했지만, 서울고등법원은 2024년 2월 공정위 제재가 적법하다고 판단해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원고 측은 이후 상고했으며 사건은 대법원에서 심리 중이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