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죽음 초래한 주 72시간 노동
- 노조측 "인력 충원 요구 지속적 있었지만…회사측 거절했다"
[일요신문] "숨진 고인은 일주일 동안 총 72시간의 장시간 근무를 했다"
금속노조 현대IMC와 금속노조 포항지부가 최근 고용노동부 포항지청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 자리에서 한 말이다.
이들 노조는 지난 24일 현대제철 포항공장 목욕탕에서 쓰러져 숨진 현대IMC 소속 노동자의 사인(死因)은 장시간 근무에 따른 '과로사'라로 못 박았다.
회견에서 노조는 "현대제철은 현대IMC 노동자들이 협력 업체 소속으로 일할 때부터 실적을 극대화하기 위해 인력을 최소화해 운영해왔다"면서, "인력 충원의 요구가 지속적으로 있었지만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숨진 A씨는 현대IMC에서 크레인 운전을 했고, 고인이 속한 작업조는 4명의 인력으로 두 대의 크레인을 운영하며 조원 모두가 맞교대로 주 52시간 이상의 노동을 매달 해 왔다"고 전했다.
노조는 또 "특히 A씨는 코로나19 확진으로 7일간 자가격리를 하고 난 후 출근한 지난 14일부터 일주일간의 근무시간이 72시간이나 됐고, 14일 16시간 근무를 하고 오후 11시에 퇴근해서 8시간 뒤인 다음날(15일) 오전 7시부터 또 12시간을 근무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인은 사망하기 직전에도, 22일 12시간 초과근무를 했었고, 이어 23일도 바로 오전부터 일했으며, 그다음 날인 24일 새벽 출근해 샤워실에서 쓰러져 숨졌다"고 밝혔다.
노조는 "사망진단서에는 사망원인이 미상으로 기록돼 있다. 하지만 고인이 일했던 현장에서 확보한 근태일지와 동료들의 진술로 미뤄 최근 1주일간 72시간 근무했고, 주 52시간을 훨씬 상회하는 노동이 죽음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 노조, A씨 사망원인은 장시간 노동…'과로사' 결론
이에 노조는 현대제철 포항공장에 대한 노동부의 근로감독과 안전보건진단, 이에 대한 노조의 참여 보장, 함께 일했던 노동자들의 트라우마 조사와 치료를 보장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대제철 측에게는 실질적인 2인1조 작업을 위한 인력충원과 장시간 노동에 대한 책임자 인사 조치와 회사의 사과도 요구했다.
노동부 포항지청 관계자는 "현재 부검 예정이고, 근로복지공단 등이 조사 중이다"면서, "사망원인이 확인되면 그 결과에 따라 노동부가 취할 수 있는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cch@ilyo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