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시내버스 기사, 차량화재 또 막았다”

7번 국도서 차량 화재 목격 200번 버스 기사…운행 멈추고 화재 진압

- 자칫 대형 참사로 번질 뻔한 사고 막아…"할 일 했을 뿐이죠"
- 200번 버스 기사 권웅기씨 "매달 한 차례 받던 안전교육이 큰 도움 된 것 같다"

[일요신문] 경주지역 시내버스 기사가 다른 차량에서 발생한 화재를 보고 신속히 진압해 큰 피해를 막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주인공은 ㈜새천년미소 200번 버스 기사 권웅기(52)씨.

사진은 지난 14일 오전 11시 22분께 경주시 천북면 모아초등학교 인근 교차로에서 발생한 차량화재를 버스 기사가 진압하는 모습. 사진=경주시 제공

18일 경주시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11시 22분께 권웅기씨는 천북면 모아초등학교 인근 교차로에서 견인차량에 매달려 있던 경차에서 화재가 난 것을 목격했다.

권씨는 망설임 없이 운행 중이던 버스를 멈추고 버스 안에 비치된 소화기를 들고 나가 민첩하게 화재를 진압했다.

이 과정에서 다른 운전자들도 차량을 세우고 권씨를 도와 불이 번지는 것을 막은 것.

특히 화재가 발생한 곳이 포항과 경주를 잇는 도로인 탓에 화재가 번졌을 경우 자칫 대형 인명피해가 우려됐다. 하지만 권씨의 기지로 참사를 막은 것이다. 

사고 차량에 타고 있던 견인 차량 운전자는 큰 부상을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버스 폐쇄회로(CC)TV에는 권씨가 소화기로 화재를 진압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찍혔다.

권웅기 기사는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담담히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매달 한 차례 씩 회사에서 의무적으로 받았던 안전교육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엔 51번 버스기사와 70번 버스기사가 의식과 호흡이 없는 채로 승객이 쓰러지자 응급처치로 목숨을 구했다. 또 지난해 12월엔 350번 버스기사가 다른 차량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해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사고를 막았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