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중증 인지능력 손상 연구결과 나와…새 임무 도전·신체 활동·염증 대처로 치매 위험 줄여
누가 나이가 들수록 뇌는 퇴화한다고 했던가. 뇌세포는 잘만 단련하면 노년에도 충분히 계속해서 활성화시킬 수 있다. 이를 가리켜 ‘신경 가소성’이라고 한다. 즉, 새로운 경험을 하거나 적당한 자극을 가하면 뇌는 스스로 신경회로를 구조적으로 바꾼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중증 환자들의 경우 나이가 많든 적든 인지능력이 손상되고 심지어 IQ가 저하되는 후유증을 앓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걱정을 더하고 있다. 독일 시사주간 ‘포쿠스’가 소개하는 노년에도 쌩쌩 돌아가는 뇌를 위해, 그리고 혹시 찾아올지 모르는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 뇌세포를 단련하는 방법을 살펴본다.
#뇌를 자극하라
가벼운 오락거리나 심심풀이 퀴즈 같은 놀이는 두뇌 활동에 도움이 된다. 특히 50세 이상의 중장년인 경우 매일 가로세로 낱말퀴즈나 스도쿠를 풀면 시냅스를 단련할 수 있다.
실제 영국의 연구진들이 1만 9000명의 생활습관과 건강 데이터를 비교조사한 결과, 가로세로 낱말퀴즈 풀이를 통해 뇌가 최대 10년은 젊어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밖에 한 발로 서서 양치질을 하거나, 출근길에 정지 표지판이 몇 개인지를 세거나, 계산기를 두드리는 대신 암산을 해보는 등 일상 속의 변화를 통해서도 두뇌를 자극할 수 있다. 또한 새로운 언어를 배우거나 댄스 스텝을 배우는 취미 활동도 도움이 된다.
#직장에서 새로운 임무에 도전하라
가끔은 일부러라도 직장에서 새로운 임무에 도전해 볼 것을 추천한다. 이렇게 하면 인지력이 감퇴되는 속도를 늦출 수 있으며, 훗날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과 적극적인 도전은 뇌를 깨어 있게 하는 반면, 단조롭고 틀에 박힌 일상은 두뇌 활동을 감퇴시킨다.
#많이 움직여라
몸을 움직이는 운동은 치매를 예방하는데 특히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퇴근 후 스포츠클럽이나 피트니스 센터에서 규칙적인 운동을 하거나, 점심시간에 짬을 내서 산책을 함으로써 신체 활동 시간을 늘릴 수 있다. 반려견을 키우거나 만보계 앱을 사용하면 몸을 움직이는 데 더 도움이 된다.
#눈과 귀에 스트레스를 주지 말아라
노년기의 시력 저하는 뇌 기능을 위협한다. 청력 저하도 마찬가지다. 더 잘 보고, 더 잘 듣기 위해 신경을 집중할수록 불필요한 정신력을 소모하게 된다. 따라서 필요하다면 시각 보조기나 보청기를 사용할 것을 적극 권장한다. 쓸데없이 고집을 피우거나 ‘괜찮겠지’하는 자만심은 버린다.
#염증을 제때 치료하라
류머티즘 환자들을 장기적으로 추적 관찰한 바에 따르면, 항염증제를 복용하면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감소한다. 다시 말해 염증과 염증의 원인이 되는 병원체에 대해 가능한 한 빠르고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뇌 건강에 좋다. 최근 발표된 또 다른 연구 결과에 의하면, 치주염을 방치할 경우 치매 위험이 증가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즐거운 일을 자주 만들어라
행복한 경험은 두뇌를 활성화시킨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특히 기분을 고양시키는 신경전달물질인 노르아드레날린이 방출되면 두뇌가 더 오랜 시간 맑게 유지된다. 이런 까닭에 노르아드레날린은 행복 호르몬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녹음이 짙은 시골 여행을 떠나는 등 새로운 곳을 방문하는 기분 좋은 경험도 도움이 된다.
#친구들과 우정을 쌓고 사람들과 어울려라
뇌는 다른 사람들을 통해 자극될 수 있다. 수많은 연구 결과, 사회적으로 고립되면 정신적으로도 쇠약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임에 가입하거나 이웃을 사귀면 외로움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된다.
#충분히 숙면을 취하라
수면은 기억력을 향상시키고 새롭게 습득한 정보를 뇌의 적절한 곳에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저장 기능은 잠들고 30분 이내에 시작되는 깊은 수면 단계에서 가장 잘 작동한다.
그럼 잠은 얼마나 자는 게 좋을까. 전문가들은 성인의 경우 6~7시간 이상을 권장한다. 수면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침실에서 방해가 되는 요소들을 제거해야 한다. 여기에는 스마트폰이나 TV 등 전자기기뿐만 아니라 업무와 관련된 집기도 포함된다.
#건강하게 먹고 마셔라
적당히 마시면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아무리 주장해도 사실 음주는 치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과도한 음주는 확실히 치매 발병률을 높인다.
술을 완전히 끊기가 힘들다면 가능한 특별한 날에만 술을 마시도록 한다. 이때는 반드시 식사를 하면서 곁들이는 것이 좋다. 식사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들, 즉 채소, 과일, 통곡물을 많이 먹도록 한다.
스페인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견과류를 많이 먹으면 지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임신 중에 엄마가 견과류를 충분히 섭취(매주 최소 3회 30g씩)한 아이들은 18개월, 5세, 8세 때 인지 능력 검사를 실시한 결과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몸에 해로운 환경 물질을 피하라
소음은 수면과 두뇌 활동을 방해한다. 따라서 잠을 잘 때는 가능한 바깥 소음을 차단하는 게 좋다.
대기 오염 물질은 한편으로는 심혈관계를 통해, 다른 한편으로는 몸 안에 염증을 유발하는 방식으로 간접적으로 뇌를 손상시킨다. 따라서 황사나 미세먼지 등이 심한 날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실내에 머무는 게 좋다.
화학 물질들은 특히 어린 시절의 뇌 발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가급적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예를 들어 다양한 종류의 접착제 및 페인트에 포함돼 있는 용제가 그렇다.
#음악을 많이 들어라
실제 모차르트 음악을 많이 들으면 두뇌가 활성화 된다. 노르웨이에서 활동하는 심리학자이자 음악가인 슈테판 쾰쉬는 자신의 저서 ‘굿 바이브레이션’에서 “음악은 뇌를 젊게 유지하도록 돕는다. 특히 악기를 배우면 뉴런이 더욱 활성화된다. 음악은 뇌를 단련시키고, 특히 옛날 노래의 선율은 치매 환자의 기억력을 자극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혈당, 혈중지질, 혈압, 심장 건강을 점검하라
많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치매와 심장 건강, 혈중 지방 농도 및 혈당 수치 사이에는 밀접한 연관이 있다. 중년인 경우 고혈압을 앓을수록 치매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 다만 비만은 나이와 상관없이 치매에 치명적이다. 몸무게가 늘어날 때마다 치매 위험도 증가한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과도한 설탕(하루 50g 이상) 및 소금(5g 이상) 섭취 및 냉동 피자와 같은 칼로리가 높은 음식은 뇌 건강에 좋지 않다.
#느긋해져라
처리해야 할 이메일이 너무 많아서 신경이 쓰인다면 두 시간에 한 번씩만 확인하도록 시간을 정한다. 뇌의 긴장을 풀어주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는 명상이 있다. 명상을 하면 뇌파가 느린 뇌파인 소위 ‘세타파’로 전환된다. ‘세타파’는 긍정적인 감정 상태에서 활성화되는 뇌파로, 얕은 잠을 잘 때도 나타난다. 명상을 하면 몸에 나쁜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우울증을 떨쳐내라
우울증과 치매는 서로 관련이 있다. 우울증에 걸리면 인지력 감퇴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약물치료보다 심리치료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