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간호사·물리치료사 등 16명 출국…폴란드 내 접경지역서 활동
보건복지부 소속 그린닥터스재단(이사장 정근·온병원그룹 원장)은 김동헌 온종합병원 병원장을 비롯한 의사와 간호사, 물리치료사 등 모두 16명으로 ‘우크라이나 전쟁난민 긴급 의료지원단’을 구성하고 ‘우크라이나의 눈물을 닦아 드립니다!’라는 슬로건으로 12일부터 20일까지 9일간 폴란드 국경지역에 설치된 우크라이나 전쟁난민 캠프를 방문해 의료지원활동을 펼친다.
그린닥터스는 11일 오후 2시 부산 부산진구 당감2동 온종합병원 15층 대강당에서 ‘우크라이나 전쟁난민 의료지원단’ 발대식을 가졌으며, 12일 새벽 전세버스를 이용해 부산을 출발해 인천공항에서 폴란드항공 편으로 바르샤바를 통해 폴란드에 입국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난민 의료지원단’는 두세 곳의 난민 캠프에서 의료지원 활동을 펼치고, 바르샤바 내 한인교회를 방문해 우리나라 교민들을 대상으로 진료봉사를 가질 계획이다.
그린닥터스 ‘우크라이나 난민 의료지원단’은 폴란드에서 머무는 동안 우크라이나와의 접경지역에 설치돼 있는 난민 캠프를 방문해 어린이, 노인 등 난민들을 직접 진료하고, 그들에게 시급히 필요한 의약품 등을 전달한다. 난민들을 진료하기 위해 그린닥터스 정근 이사장(안과전문의)을 비롯해 김동헌 온종합병원 병원장(외과), 오무영 온종합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 임세영·김정용 그린닥터스 개성병원 병원장 등 분단 이후 북한 내 최초의 남한진료소였던 ‘개성병원’ 의료진들이 대거 우크라이나 의료지원단에 합류했다.
의료지원단은 갑작스런 전쟁 피란으로 인해 평소 복용하던 약을 미처 챙기지 못해 고통 받는 당뇨나 고혈압 환자들을 위한 의약품을 비롯해 피부연고제나 파스, 비타민, 감기약 등을 기부 받아 폴란드 현지 우크라이나 난민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우크라이나 난민 의약품 마련을 위한 후원행렬에 우리 기업과 은행들이 잇따라 동참했다.
전자·건설·바이오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통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고 있는 KH그룹(회장 배상윤)이 1천만 원을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BNK부산은행(은행장 안감찬)이 2천만 원, KB국민은행(은행장 이재근)이 800만 원씩 각각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그린닥터스 ‘우크라이나 의료지원단’은 특히 바르샤바에 있는 주 우크라이나 대사관을 방문해, 오는 2030년 개최되는 ‘세계박람회’가 부산에서 유치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오데사는 러시아 모스크바와 함께 2030 월드엑스포 유치를 놓고 우리나라의 부산시와 경쟁을 벌이던 중 두 나라 간 전쟁으로 국제사회의 관심이 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닥터스 정근 이사장은 “한국전쟁을 겪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에 러시아의 침공 때문에 자신은 물론 국가의 안위마저 위기에 처해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외면할 없어 의료지원단을 꾸려 현지 난민캠프로 찾아가기로 했다”며 의료지원단 파견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전쟁이 끝나더라도 전후 복구사업 등 우크라이나 국민들 앞에는 수많은 위기와 도전들이 기다리고 있는 만큼, 우리 국민들의 관심과 지지가 절실하다”며 전쟁을 치르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한편 그린닥터스재단은 2004년 스리랑카 지진해일, 2005년 파키스탄 대지진, 2006년 인도네시아 대지진, 2008년 미얀마 싸이클론, 중국 쓰촨성 대지진, 2015년 네팔 대지진 등 전 세계적인 재난지역에 긴급 의료구호단을 파견한 경험이 있다.
김기봉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