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큐 굿바이, 소버린
▲ 최태원 회장 | ||
그렇다면 지난 2년간 소버린과의 분쟁을 통해 SK는 결국 몸고생 마음고생만 한 것일까. 소버린이 한방에 8천억의 투자차익을 거뒀다는 사실은 주목받고 있지만 같은 기간 SK도 소버린 사태로 인해 득을 봤으면 봤지 손해 본 것은 없다는 시각도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소버린이 SK 주식을 사들이던 당시는 SK 계열사 분식회계 사건으로 최태원 회장의 도덕성과 경영능력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던 시점이었다. 최 회장과 SK그룹 전반에 위기가 닥쳐 SK 계열사들 주가가 바닥을 칠 때 소버린이 SK 주식 약 1천9백3만 주(지분율 14.82%)를 사들인 것이다. 즉, SK가 어려울 때 소버린의 투자가 SK의 주가를 끌어올리며 SK㈜의 자본 운영의 숨통을 트이게 해준 면도 있는 것이다.
현재 최태원 회장 주식 0.87%를 포함해 최 회장 직계가족과 SK계열사가 갖고 있는 SK주식 지분을 모두 합하면 15.45%에 이른다. 즉, 14.82% 지분 보유로 지난 2년간 소버린이 8천억원을 벌어들이는 동안 최 회장과 SK계열사는 8천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평가익을 챙긴 셈이다.
재계의 한 인사는 “소버린이 SK 지분을 사들였을 당시는 최태원 회장의 실정과 도덕성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득세했다. 그러나 소버린이 최 회장과 경영권 전쟁을 벌이면서 ‘한국계 기업이 해외자본에 흡수될 지도 모른다’는 여론이 조성됐고 이는 곧 최 회장의 허물을 일정 부분 덮어주는 격이 됐다”고 평한다. 최 회장을 향한 여론의 냉기가 어느 정도 수그러드는 데 소버린과의 경영권 분쟁이 일정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소버린 투자 이후 지난 2년간 SK 주가가 침체에서 벗어나 우량주로 변모한 점을 두고 소버린의 ‘SK 침공’이 ‘SK 회생’에 대한 효자 노릇을 했다는 시각에 대해 재계 일각에선 수긍하는 시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