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 대출에 자기 집을 왜?
등기부상 M 여행사와 U 기획의 주소는 서울 중구 무교동 소재 같은 빌딩 같은 층. 취재 결과 두 회사의 대표이사는 K 씨(47)로 동일인이다. 이에 대해 우리금융저축은행 관계자는 “소유자가 물상 담보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즉 M 여행사와 U 기획이 저축은행에서 최고 65억 원을 대출받는 데 최재원 부회장이 본인 명의의 집을 담보로 제공했다는 의미다. 보통 사이가 아니고서는 이뤄질 수 없는 일이다.
상업등기부상 M 여행사는 여행업과 대행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며 U 기획은 인쇄업, 가구 및 금속제품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돼 있다. 이 두 회사는 2010년 3월 M 여행사가 서울 종로구 견지동으로, U 기획은 경기 일산으로 가면서 떨어졌지만 여전히 두 회사의 대표는 K 씨다.
이에 대해 SK그룹 관계자는 “그런 일이 있느냐”고 반문했고 최 부회장과 K 대표의 관계에 대해서는 “그냥 잘 아는 사이 정도”라고만 답했다. 그러나 SK그룹과 K 대표(M 여행사)는 ‘그냥 잘 아는 정도’가 아니라 비즈니스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M 여행사가 프로야구단 SK 와이번스의 해외 팬 투어를 진행한 것. M 여행사 관계자도 “최근 몇 년간 해외 팬 투어를 계속 해온 것으로 안다”고 확인했다.
이런 금전적·비즈니스적 관계로 M 여행사는 지난 7월 글로웍스 주가조작 사건이 불거졌을 당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기도 했다. 이번에도 압수수색 대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서도 최재원 부회장과 M 여행사의 비자금 의혹 관련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것이다.
검찰 조사와 관련해 M 여행사 직원들은 “책임자도 없고 아무 것도 몰라 답해줄 수 없다”고 잘라 말했고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서는 “처음 듣는 소리”라며 “절대 그런 일 없다”고 부인했다. 회사 대표인 K 씨와 연락을 여러 차례 부탁했지만 직원들은 ‘해외출장 중’이라는 이유로 연결할 수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임형도 기자 hdl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