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28일 방송되는 KBS '다큐인사이트'는 '고요의 바다 MOON을 열다' 편으로 꾸며진다.
전 세계의 치열한 달 탐사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대한민국도 고요의 바다 한가운데에 뛰어들었다. 우주신대륙을 향한 새로운 도전인 대한민국 최초의 달탐사선 '다누리' 발사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2022년 8월 3일 발사되는 대한민국의 달 탐사선 '다누리'. 우리 기술로 만든 탐사선이 처음으로 지구 중력을 벗어나 심우주로 첫발을 내딛는다. 다누리로 시작될 대한민국의 우주시대 속 2070년 달에 방문한 미래세대 박소이를 통해 우주 속 대한민국의 미래를 미리 엿본다.
우주 속 인류의 생활은 어떤 모습일까. 달의 인류 영구기지에서 머물며 달에서 자원을 채취해 활용하고 우주인터넷으로 지구와 영상통화가 가능한 세상. 우주탐사 시대, 우리의 기술이 다음 세대에게 어떤 삶의 모습을 부여하고 어떤 꿈을 꾸게 할지 '고요의 바다 MOON을 열다'에서 그 청사진을 그려본다.
다누리는 달 100km 고도를 비행하며 달 관측 임무를 수행하는 무인 탐사선이다. 가로, 세로, 높이 1.82m, 2.14m, 2.29m 크기의 본체와 6개 탑재체로 구성된다. 50년만에 재개되는 미국의 유인 달탐사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의 우주인들이 착륙할 후보지를 찾는 영구음영지역카메라(Shadow cam)와 더불어 우리기술로 만든 5종의 탑재체들이 다누리에 실렸다.
탑재체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한 고해상도 카메라(LUTI),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한 광시야 편광카메라(PolCam), 경희대학교가 개발한 자기장 측정기(KMAG),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개발한 감마선 분광기(KGRS),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개발한 우주인터넷탑재체(DTNPL), 나사와 애리조나 주립대학교가 개발한 영구음영지역 카메라(SHC)다.
6개의 탑재체 중 5개가 대한민국의 자체 기술력으로 만들어졌다. 다누리는 현재 대한민국의 첨단 과학기술의 집결체이다. 다누리 제작에 참여한 연구진들을 직접 현장에서 만나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다누리 제작에서부터 발사까지의 과정들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미국은 1969년 인류 최초 아폴로 11호 달 착륙 이후 다시 유인 달 착륙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대한민국도 열 번째로 아르테미스 협정국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국가 단위를 넘어 최근에는 민간 스타트업들 역시 우주 탐사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혁신과 도전,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우주 경제'를 열어가는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달을 향한 최초의 도전을 앞둔 한국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까지 무인 달착륙에 성공한 국가는 미국, (구)소련, 중국뿐이며 달 궤도선 탐사에 성공한 국가는 미국과 (구)소련을 포함해 일본, 유럽, 중국, 인도 6개국으로 우리나라가 그 뒤를 잇는다.
전 세계가 달에 주목하는 이유는 뭘까. 바로 미래의 경제적 패권을 잡기 위한 새로운 전장인 동시에 개척하고 선점해야할 자원의 보고이기 때문이다. 달 표면에 고르게 분포하고 있는 희귀자원 헬륨-3은 단 1g으로 석탄 40톤의 에너지 효율을 얻을 수 있다. 최근 중국이 달탐사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중국의 무인 달탐사선 창어5호는 2020년 달의 토양을 가져오기도 했다. 그 누구도 소유하고 있지 않기에 누구나 소유할 수 있는 달. 그 안의 풍부한 자원은 전세계의 이목을 달로 향하게 한다. 대한민국은 다누리를 통해 달의 자원 지도를 제작할 계획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김경자 박사는 달 지하에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물이 존재할 것이라고 말한다. 다누리에 탑재된 감마선 분광기를 통해 달의 화산 분출물의 원소를 분석하여 가장 신뢰도 높은 물지도를 대한민국이 만들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달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화성 진출의 전초기지로서 활용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지구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우려 속에 인류는 또 다른 행성으로의 이주를 꿈꾼다. 바로 화성이다. 지구에서 수백만 킬로미터 떨어진 화성으로의 이주 계획은 '달'의 존재를 더욱 부각시켰다.
달 기지 건설 및 자원 활용이 가시화되고 있는 현재 달은 심우주 탐사의 핵심축으로서 그 가치가 급부상하고 있다. 달은 현지에서 자원을 조달하여 심우주 탐사를 준비할 수 있는 전초기지가 될 것이다. 전 세계의 시선이 달로 향하는 중요한 시점에 발사되는 다누리는 대한민국이 미래 우주 산업의 선두 주자 반열에 오르는 데 중대한 역할을 한다.
다누리 발사가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다누리의 비대화로 인해 달탐사선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기존 목표였던 550kg에서 678kg으로 다누리의 무게가 늘어났다. 무려 23%나 증가한 무게에 맞춰 모든 설계를 수정했다. 연료 탱크부터 궤도 설정까지 바뀐 무게에 맞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 셈이다. 발사 걱정에 잠 못 이뤘던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밤을 찾아간다.
2009년 8월 25일 나로호 발사 이후 13년의 시간이 흘렀다. 두 번의 나로호, 한 번의 누리호 발사 실패 후 지난 6월 21일 누리호 2차 발사에 성공했다. 한국형 발사체의 성공의 역사가 쓰인지 얼마 되지 않은 8월 3일 시험용 달 궤도선 다누리가 스페이스X사의 팔콘9에 실려 발사된다.
대한민국의 기술이 처음으로 지구 중력장을 벗어나는 시도다. 3만 6000km의 지구 정지궤도 영역을 넘어 156만km까지 도달하는 기회다. 끊임없이 우주 산업에 이바지 했던 모든 연구원과 엔지니어의 땀과 눈물이 담겨있는 다누리, 대한민국의 기술력이 집결된 현대 과학 기술의 미래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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