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아동 발달에 부정적 영향 연구, 사회적 관심 필요
통계청의 2020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부모가 돌보는 아동 비율이 2015년 50.3%였으나 2020년 60.2%로 9.9% 증가했다. 부모 외 가족이 아동을 돌보는 비율이 10.4%인 것까지 합하면 보육시설에 보내지 않고 아동을 돌보는 비율이 2015년보다 12.0% 증가한 것으로 코로나19로 인해 시설 이용 제한이나 감염 불안 등이 영향을 줬다고 할 수 있다.
보육 및 교육 시설은 아동의 언어를 비롯해 인지, 사회성 등 정서적 발달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유행으로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아동이 증가하고 거리두기 및 마스크 착용 등의 결과로 기능이 축소됐다.
부산여성가족개발원의 제57호 브리프 ‘코로나19과 영유아 보육 경험 및 요구(강하라 연구위원)’에 의하면 현장 종사자를 상대로 코로나19가 영유아 발달 전 영역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5점 만점으로 조사한 결과 원장의 경우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으로 인한 영유아 사회적 기술 형성 어려움(3.93점)과 교사 및 또래 영유아 간 상호작용 감소로 인한 영유아 언어발달 어려움(3.93점)을 뽑았다.
교사의 경우 영유아 기본생활 습관 형성 어려움(3.59점), 교사 및 또래 영유가 간 상호작용 감소로 인한 영유아 언어발달 어려움(3.57) 순으로 뽑았다. 원장과 교사 모두 아동의 사회적 기술 형성 및 언어발달 어려움을 상위로 뽑은 것이다.
아동의 언어 발달은 사회적 상호작용 속에서 이루어지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활동이 줄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상황에서 소통에 제약이 생기면 말과 함께 전달돼야 하는 정서, 사회적 정보의 전달이 어려워지면서 언어발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만 3세 이전은 언어 및 사회성 발달에 가장 중요한 시기이므로 특히 이 시기에 양육자들은 아이들과 몸으로 놀아주면서 다양한 양질의 자극을 주려고 노력해야 한다.
단순언어지연 아동이라면 만 30개월 경에 언어평가 및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좋으며 눈맞춤, 호명반응, 감정 조절과 이해, 제스처 모방, 그리고 관심 공유 등 언어 이전 소통에 지장이 있는 아동은 24개월 이전이라도 평가와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대동병원 소아발달재활센터 손병희 센터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은 “아동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언어, 행동 등이 발달하게 되는데 코로나19로 변화된 우리 일상은 아동의 발달을 지연시키는 요소로 작용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며, “부모를 비롯한 아동을 돌보는 보호자가 아동의 발달 시기에 따른 정확한 이해와 상호작용에 대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으며 지역 사회와 의료기관 등 관계기관에서도 현 상황에 대한 관심과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동일 연구에서 학부모의 경우 코로나19로 영유아기 자녀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5점 만점으로 조사한 결과 야외활동, 기관 활동 등 제한으로 인한 영유아 미디어 의존도 증가(3.45점), 사회적 기술 형성 어려움(3.04점), 기본생활 습관 형성 어려움(3.00점) 순으로 뽑았다.
스마트기기를 통한 미디어 접촉이 아동의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나 미국 소아과학회에서는 24개월 미만 아동들에게는 미디어 노출을 금지하고 있으며 25개월 이상이더라도 한 번에 30분 이하, 하루 최대 1시간이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부모는 스마트기기 속 콘텐츠보다 아이가 오감을 통한 다양한 감각 경험을 가지고 사람과의 관계를 맺는 상호작용이 아동 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무엇보다 아동은 사람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발달하므로 코로나19로 가정에서 아동을 돌보는 경우 되도록 많은 시간을 할애해 아동과 얼굴 표정, 몸짓 등으로 상호작용하면서 놀이를 통한 언어적 자극을 주는 것이 너무나 중요하다. 억지로 말을 따라하게 하거나 주입하는 등의 방식보다 아동이 흥미를 느끼고 동기 유발할 수 있도록 놀이나 일상생활 속 연출이 필요하다.
이혜림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