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 “저는 도공이며 그냥 도공이 되고 싶습니다. 전국 방방곡곡 숨어있는 다른 질감의 흙들과 활활 타오르는 장작불이 좋고, 여러 가지 유약을 입혀 장작가마에서 갓 구워낸 도자기를 마주할 때면 아직도 여전히 설렙니다”
장작가마는 예술혼과 불의 혼이 어우러져 흙에 생명을 불어넣기에 소중하고 자연스러운 작품을 만들기 위해 온 힘을 기울여온 작가에게서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3년 만에 열린 이천 도자기 축제를 맞아 전통방식인 장작가마 소성법을 고집해온 한도현 작가의 ‘장작가마 열기’ 행사가 2일 한석봉 도예에서 개최됐다.
한도현 작가는 가마 온도를 약 1420℃까지 끌어올려 24시간 유지하는 조선 시대 전통 불 때기 기법을 구사하고자 노력 중이며, 현재 우리나라 대표 화장(火丈)으로 손꼽힌다.
그는 1980년 도예에 입문, 1994년 한석봉 도예를 설립하고 백자와 다완에 대한 연구에 돌입, 자신만의 흙을 배합하는 기법과 특수한 유약을 개발해 백자 진사체 도자기, 이조분청 덤벙사기를 완성했고 이후에도 수많은 실패를 거듭하며 장작가마를 다루는 기술을 터득하고 도자작품의 완성도를 높여오고 있다.
또한, 지난 2001년부터 3년 6개월간의 실험 끝에 술잔 중앙에 대롱이 없는 계영배 ‘마음을 다스리는 잔’을 만들어 넘침과 욕심을 경계하고 도를 넘지 않는 자기성찰의 기회를 얻고 유백자, 고백자, 진사요변 연구와 작품 활동을 고집스럽게 이어오고 있다.
한도현 작가는 “나 스스로 '이제 도공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때까지 오로지 도자기를 빚고 장작가마로 구워내는 창작 활동에 몰두해 고려 시대에는 청자, 조선 시대에는 백자가 있듯이 진사를 통해 현대를 대표할 새로운 도자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유인선 경인본부 기자 ilyo0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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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기사 ( 2024.11.22 10: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