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부터 시작된 포항소 피해 복구…전국 50여 개 민·관·군 단체, 고객사, 협력사 등 총력 지원
- 경북도·소방청·해병대·고객사·광양제철소 협력사 등…각종 장비·인력, 물품 지원 쇄도
- 최정우 회장 "제철소 조기 정상화로 보답할 것"
[일요신문] "민·관·군의 총력 복구 지원으로 '침수 피해'를 입은 포항제철소가 살아났다."
포항제철소가 태풍과 냉천 범람 등으로 인해 대부분 지역이 침수되고 전 공정이 정전 되는 등 위기를 맞았지만 민·관·군 총력 복구 지원으로 큰 고비를 넘겼다.
14일 포스코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긴급하게 시작된 피해 복구 작업에는 포항소 임직원은 물론 광양소, 그룹사, 협력사 임직원들이 총력을 다해 24시간 매진했다. 경북도, 소방청, 해병대, 고객사 등 전국 50여 개 민·관·군의 지원도 이어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합동지원에 힘입어 자칫 더 큰 피해로 이어질 뻔한 위기 상황을 극적으로 넘겼다. 지난 12일부로 전 고로 정상 가동 체제에 돌입하고 철강반제품 생산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최정우 회장은 "포항제철소 초유의 위기 상황에서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모든 분들께 포스코그룹 임직원을 대표해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보내주신 성원과 응원으로 국가 경제에서 우리 제철소가 가진 막중한 책임감을 다시 느끼며, 제철소 조기 정상화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 민·관·군 총력 복구 지원
소방청은 지난 7일 울산화학센터에 보유하고 있는 대용량포 방사시스템 2대를 포항소에 배치했다. 국내에 단 2대뿐인 대용량포 방사시스템은 분당 최대 7만5000ℓ의 물을 배출할 수 있는 첨단장비이다. 제철소 주요 침수 지역 배수작업의 속도를 내는데 큰 역할을 했다.
앞서 8일 소방청 산하 경북도 소방본부와 포항남부소방서는 소방인력은 물론, 소방차량 41대와 소방펌프 224대 등을 투입했으며, 배수작업 전반을 총괄하며 장비와 소방대원의 효율적인 배치와 함께 철야작업 등 일 단위 작업 진도 관리를 도왔다.
해병대의 경우 9일 소방펌프와 양수기, 분뇨수거차량을 지원하고, 11일에는 직원들의 근무복을 세탁해 주는 등 다방면에서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해결사로 나섰다. 제철소 침수가 시작된 지난 6일에는 장갑차를 투입해 제철소 내부 진입을 도왔다.
고객사들의 아낌 없는 지원도 이어졌다.
포스코 후판제품 최대 고객사인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는 소방펌프, 고압세척기, 발전기 등을 지원해 긴급 복구 작업에 힘을 보탰고, SK그룹의 사회공헌 네트워크인 '행복얼라이언스'는 3일간 밥차를 연결해 지원했다. 전국재해구호협회는 세탁구호차량으로 직원들의 작업복 세탁을 지원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는 토페도카(Torpedo Car, 쇳물을 담아 운반하는 용기를 실은 차. 고로에서 생산한 쇳물을 토페도카에 담아 제강공정으로 이동시킨다) 5기를 포항으로 급파했다. 침수로 사용이 어려웠던 포항소 토페도카를 대신해 현대제철의 토페도카가 포스코의 쇳물을 성공적으로 옮기면서 위기 상황에서 철강업계 간 협심이 빛을 발했다.
광양시에서도 든든한 지원군들이 포항소로 달려왔다.
광양제철소 약 20개 협력사는 370여 명의 전문 인력을 파견해 각종 수리 작업에 값진 일손을 보탰다.
광양소 협력사인 '광양기업'은 피해 복구 작업 개시 즉시 진공청소차량과 살수차량 등을 지원하고, 10일에는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직원들을 위해 떡을 마련해 제공하기도 했다.
이철우 경북 지사는 지난 9일 포항소 복구 현장을 재차 방문해 점검하던 중 포스코로부터 추가 복구 장비 지원을 요청 받았고, 이 지사는 현장에서 관계기관에 즉각적인 지원을 지시한 바 있다.
이외도 국방부, 포항시, 영덕군, 의성군, 한국도로공사, 철강관리공단, 포항상공회의소, 광양상공회의소, 육군 50사단, LS산전 등에서도 각종 장비와 물품, 식음료 등을 보내와 포항제철소의 안전하고 신속한 복구를 응원했다.
복구 작업을 지휘한 경북소방본부 이영팔 본부장은 "영롱하게 빛나던 포항제철소 야경이 꺼진 모습을 보고 심장이 무너지는 듯 마음이 아팠다"면서, "포항제철소가 타격을 입으면 지역 경제와 국가 경제가 다 같이 무너진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지원했다"라고 말했다.
중앙119구조본부 울산119화학구조센터 박홍출 센터장은 "극도로 피곤한 일정이었다. 하지만 국가 기간산업 수호에 대한 사명감으로 대원들이 헌신적으로 임했다"며, "형산강 너머 다시 포항제철소의 완전한 불빛을 볼 수 있을 때까지 응원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포스코는 24시간 복구작업을 지속해 조업 정상화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규정된 절차에 철저히 입각해 안전관리에 만전을 다하고, 침수피해로 가동이 중단됐던 제철소 내 식당을 이날(14일) 다시 열고 복구 작업 인력들에게 도시락 대신 정식 식사를 제공하기로 했다.
현재 포항소 압연지역은 약 90% 정도 배수가 완료돼 일부 공장은 전기 공급이 시작됐다. 포스코는 배수작업과 지하시설물 점검이 완료되면 피해 규모 추산과 압연라인 가동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cch@ilyodg.co.kr
온라인 기사 ( 2024.12.08 22:5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