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경기 이천시가 특정 업체와의 편중된 수의계약으로 특혜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시가 해당 업체와 또다시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밝혀져 지역 건설업계의 불신과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21일 이천시와 건설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Y 업체 대표 김모 씨는 A 건설, B 건설 등의 법인을 본인과 지인들의 명의로 설립, 운영해 오고 있다.
이들 업체는 이천시 계약정보 확인결과, 2019년부터 올해 7월 말 까지 무려 41억 3800만 원에 달하는 계약을 모두 1인 수의계약으로 체결한 것으로 드러나 거센 비난과 함께 특혜 의혹으로까지 확산됐다.
그러나 시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Y 업체와 지난 8월 2일 예초 및 벌목공사(관고동) 480만 원을 시작으로 같은 날(8월 5일) 정자 보수공사 (호법면) 970만, 수목 제거 사업(장호원읍) 1407만을 9월 1일 준설사업(백사면) 1423만, 보수공사(본청) 193만 등 총 4473만 원의 계약을 수의로 체결했다.
또한, A 건설은 8월 4일 재포장 공사(본청) 4180만, 우수관로 정비공사(부발읍) 2600만 등 총 6780만 원을 같은 날 수의계약으로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이들 2개 업체는 타 사업장과 사무실을 공동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건설업 등록기준을 위반하고 같은 사무실을 사용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A 건설은 지반조성 포장공사업 면허 업체로 관련 초급기술자 1명 이상, 기술자격취득자 2명 이상 등이 상시 근무하도록 하는 관련 규정을 무시한 가운데 회사를 운영해 오고 있다.
Y 업체는 전문 건설면허가 없으면 1500만 원을 넘길 수 없는 규정을 위반하고 2000만 원이 넘는 계약을 체결하는가 하면 긴급 보수, 정비, 가로수 이식 등 각종 공사를 가리지 않고 수의계약을 체결해 왔다.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 집행기준 등에 따르면 계약 서류를 허위·위조 제출하거나 기술자 보유현황이 관련 법령에 따른 등록 기준에 미달하는 자는 ‘수의계약 배제 사유’에 해당한다.
하지만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이천시는 이와 같은 부적격 업체와 ‘배짱 행정’으로 부적절한 수의계약 관행을 지속해 온 것으로 드러나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특정 부적격 업체가 편중된 수의계약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담당 공무원의 묵인이나 방조 없이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이번 기회에 철저한 조사로 이러한 불공정 계약이 발생하지 않도록 책임 소재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천시의회도 지난 19일 열린 행정감사에서 “매년 수의계약 불공정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라며 “수의계약에 대한 전수 조사와 검토를 통해 근본적인 개선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최대한 공정하게 수의계약을 진행하려고 노력해 왔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밝히고 “수의계약 전반에 대해 꼼꼼하게 검토해 행정 편의적 관행을 개선하고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인선 경인본부 기자 ilyo033@ilyo.co.kr
‘이천청소년재단 대표이사 직장 갑질 규탄과 해임촉구’ 결의대회 열려
온라인 기사 ( 2024.11.19 10: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