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몇 해 전부터 궁극의 소자본 창업의 길을 활짝 열어놓은 아이스크림할인점에 무인 형태로 운영된 무인아이스크림할인점이 이른바 무인점포 업종의 기린아처럼 받아들여지면서 전국에만 약 3천600여 개 가까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그동안 반짝 아이템들로 소자본 창업자들에게 환희와 갈채를 그러나 마치 애증의 변곡점처럼 부지불식간에 사라져 버린 브랜드들을 지켜볼 수 있었다. 불황을 이겨낸 촉망받을 업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데 이미 한차례 폭풍처럼 지나간 하향세에 접어든 창업 아이템을, 누구나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달려들지만 오직 유망, 혹은 반짝 유행에 치우쳐 사라지는 업종들의 경우 한해를 넘기기 어려운 사례가 발생해왔다.
그렇다면 어떤 아이템으로 특히 무인매장 운영의 묘를 살려야 할까. 당연히 비용대비 고수익을 누구나 노리겠지만 실상 단박에 큰 수익을 창출할 소자본 창업 아이템은 없다. 그래서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고 장수할 수 있는 그런 아이템이 필수다. 초기 약 3~6개월 반짝하다가 내리막길을 걷는다면 이건 흔히 말하는 반짝 아이템에 불과하다.
성수기와 비수기 구분 없이 꾸준한 수익이 가능하다면 좋은 아이템으로 볼 수가 있다. 또 한 가지는 매장 운영자 즉 창업주의 만족도다. 일의 강도가 높아서 들어오는 돈은 많은데 도리어 나가는 돈도 많다면 이 역시 고려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마땅하다.
일과 여가를 병행할 수 있는 무인 매장을, 특히나 소자본 창업의 매력은 단연 가맹점주의 행복지수를 빼놓을 수가 없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수익이 지나치게 낮거나 또 반짝 수익으로 그칠 업종이라면 피하는 것이 좋다.
특정 업종이 곳곳에서 지나치게 들어선다면 이미 한풀 꺾인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 사실상 포화상태에 접어든 무인아이스크림할인점들의 경우 여름 한 철에 집중돼 수익모델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른 탓인지 이에 따라 폐업률도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물론 아이스크림할인점의 경우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언제나 편안하게 저렴한 아이스크림을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무인으로 운영될 경우 가맹점 주 입장에서는 인건비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인테리어 비용도 거의 들지 않아 이런 점이 매력으로 받아들여질 만도 하다.
그러나 면밀하게 살펴보면 무인아이스크림할인점과 무인편의점은 궤를 달리한다. 같은 무인 매장이고 또 편리함을 추구하는 편의점이지만 무인아이스크림할인점은 오직 아이스크림과 단순 과자류에 한정된 무인 매장이고 또 실제 매장 내부를 들여다보면 하얀 벽면에 덩그러니 냉동고와 냉장고들만 진열된 전형적인 제품저장을 위한 창고와도 같다. 그러다보니 매장 인테리어도 굳이 필요가 없고 관리조차도 염두에 두지 않아도 될 만큼 그저 방문고객들이 필요한 아이스크림을 선택하고 스스로 계산만 하는 무인계산대 역할이 두드러진다.
과연 얼마나 아이스크림을 팔아야 수익이 나는지 의문이 든다. 또 여름 한 철 지나면 이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은 또 있을까라는 궁금증도 증폭된다. 물론 외형이 전부는 아니다. 다만 안정적인 수익 즉 사계절 모두 수익을 낼 수 있는 수익모델로 적합하냐는 개개인 즉 예비 창업주들의 몫이겠지만 업의 본질을 따른 최적화된 무인편의점을 노크하는 사려 깊은 지혜가 필요하다.
대기업 편의점 같은 큰 자본금이 아닌 소자본 창업 시장의 문을 연 무인편의점(신구멍가게24)의 경우 약점으로 꼽힌 무인아이스크림할인점의 여름 한 철 히트 제품 아이스크림을 비롯해서 국민 간식 피자, 햄버거, 만두, 치킨, 주먹밥, 샌드위치, 핫도그, 마카롱 등을 메인으로 내세워 이른바 선택과 집중을 한 결과 만3년 만에 전국 가맹점 200호점을 달성했을 뿐 아니라 대기업을 제외하곤 유일하게 전국 가맹점에 직배송(직접 물류운송) 서비스를 개시해 가맹점주는 편리하고 신속한, 또 방문고객들은 24시간 신선한 제품들을 만날 수 있게끔 했다.
소자본 창업은 적은 비용을 투자한 만큼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개념보다는 꾸준히 또박또박 수익이 나면서도 점주가 시간을 거의 투자하지 않고 일과 여가를 병행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노후자금 혹은 은퇴자금을 유용하게 쓸 예비 창업주분들 혹은 투잡 성격에 적합하다.
끝으로 무인 매장의 경우 무조건 입지가 좋은 곳을 택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전문가의 고견 또 스스로 판단을 하는 장고를 거쳐 선택하는 준비과정도 뒤따라야 한다. 소자본 창업은 이렇게 경쟁력과 비전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또 장기레이스를 위한 튼실하고 체계적인 업에 대한 본질을 꿰뚫는 지혜도 갖춰야만 한다.
무인편의점 프렌차이즈 신구멍가게24 배기헌 팀장
정리=정동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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