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대구상의, 대구 중견기업 실태 조사 결과 발표
- 서정혜 시 경제정책관 "중견기업 네트워킹 마련, ESG 대응 지원할 것"
[일요신문] 대구의 중견기업이 자동차 산업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전자·제약 등이 적어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구시(시장 홍준표)와 대구상공회의소(회장 이재하)가 29일 '대구 중견기업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구지역 중견기업의 현황과 실태를 파악하고, 지역 중견기업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추진됐다
양 기관에 따르면 2020년 말 결산 기준 대구 중견기업 수는 122개 사로 전국 중견기업 5526곳 대비 2.2% 수준이다. 고용 종사자는 3만1000명, 매출 규모는 17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58개사(47.5%), 비제조업 64개사(52.5%)다. 제조업 주요업종별 구성비는 자동차(50.0%), 기계장비(15.5%), 1차 금속(13.8%) 등의 순이었다. 비제조업은 도소매(37.5%), 건설(12.5%), 부동산(12.5%)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실태조사는 올해 5~6월 약 2개월간 실시됐다. 총 10개 영역 45개 항목으로 90개사가 응답해 응답률 73.8%로 나왔다.
중견기업의 2021년 총 채용인원은 2789명이다. 직무별로 기술·생산직(66.5%)을 가장 많이 채용했고, 사무·관리직(15.1%), 연구개발직(6.8%)이 그 뒤를 이었다.
대구·경산 지역 출신은 총 채용인원의 75.2%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근로자 1인 평균급여액은 연봉기준 5041만원, 대졸기준 신입사원 평균 초임수준은 3590만원으로 나타났다. 근로자 평균 근속 연수는 112개월(약 9년 4개월)로 나왔다.
현재 신산업을 추진 중인 중견기업은 10곳 중 4곳(41.0%)이다. 신산업 추진 분야는 미래차 산업(55.9%)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 에너지 산업(14.7%), 로봇 산업(8.8%), AI·빅데이터 산업(5.9%) 순이었다. 초기 발굴 단계인 기업이 38.2%로 가장 많았고, 이미 시장 진출·확대 단계인 기업도 29.4%였다.
응답기업의 2021년 기업당 평균 R&D 투자금액은 35억2000만원, 설비투자 금액은 73억6000만원이다. 2022년 각각 36억3000만원, 113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답했다. 전체 응답기업 중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비율은 절반 정도(50.6%)로 나타났고, 연구개발 방식은 자체(단독) 개발(69.2%) 비중이 가장 높았다. 외부기관에 위탁하거나 공동 개발하는 비율은 17.1% 정도였다.
세계 최고 기술 대비 자사 보유 기술(서비스)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묻는 질문에 일반적인 수준(58.2%)이라고 평가한 기업이 과반수였고,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기업은 27.8%였다. 해당 분야 선두기업이라고 평가한 기업도 7.6%로 집계됐다.
응답 중견기업의 53.6%가 ESG 경영도입의 필요성을 체감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실제로 ESG 경영 도입 중인 기업은 39.8%에 불과했다.
수·위탁 거래를 하고 있는 기업은 63.1%이고 1차 협력사(35.7%), 최상위 원사업자(17.9%), 2차 협력사(9.5%)순으로 응답했다. 1개 중견기업이 평균적으로 업무를 위탁하는 기업 수는 대·중견기업 18.5개, 중소기업 155.8개였고, 협력사와 겪는 주요 애로사항은 납품단가 인상 요청(45.1%)이 가장 높았다.
주요 문제는 인력확보(48.9%)였다. 자금 조달 시 겪는 주요 애로는 금리상승(54.8%)으로 답했다. 기업 경영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제도는 주 52시간 근로(31.0%)를 가장 많이 꼽았고, 다음으로 중대재해처벌법(23.7%), 최저임금(15.9%), 환경규제(12.9%) 순이었다.
이재민 경북대 교수는 "대구 중견기업 업종과 신산업 추진분야에 자동차 산업이 편중됐다. 전자·제약 등이 적어 산업 다양성이 부족하다"며, "지역의 대표 기업임에도 절반 정도가 수도권 대기업의 협력사로서 역할을 하는 점, ESG 경영도입에 소극적인 점, 연구개발이 자체개발 위주로 이뤄지는 점 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서정혜 대구시 경제정책관은 "현재 중견기업에 대한 정책지원이 부족한 가운데 이번 조사가 대구시의 중견기업에 대한 시각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중견기업 네트워킹 마련과 ESG 대응 지원에 힘써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cch@ilyo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