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름 얽힌 에피소드

2004년 개명 추진 땐 선진한국당 될 뻔

▲ 2004년 천막당사로 이사하는 모습.

한나라당의 새 당명 ‘새누리당’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새 당명을 공개하며 여러 가지 좋은 의미를 부여했으나, 유승민 전 최고위원(“새누리라는 당명은 가치와 정체성이 없다. 기존 한나라당보다 못하다”) 등 당내 일부 친박계 의원들조차 이에 반발하며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9일에 열리는 상임전국위, 13일의 전국위 의결로 최종 확정되기 전에 바뀔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애초에 비대위의 당명 결정에서도 여러 의견 마찰이 있었을 정도로 ‘새누리당’이 당명으로 최종 확정되기까지엔 진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지난 2004년 당대표 재임 당시 한 차례 당명 개정을 추진한 바 있다. 당시 박 위원장은 한나라당의 ‘차떼기당’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당명을 변경하려 했으나 결국 당내 의원들의 반발로 무산됐었다. 당시 당명변경위원회에서 결정되었던 당명은 ‘선진한국당’이었지만 결국 이 당명은 그대로 사장되고 말았다.

당시 당명변경 작업을 주도했던 친박계 김재원 전 의원은 당명을 결정하기까지 겪었던 우여곡절을 들려주었다. 김 전 의원은 “외부 공모를 통해 여러 가지 당명을 받았는데 허구리당당, 딴나라당, 차떼기당 등 입에 담기 민망할 정도로 우스운 당명이 여러 개 들어왔다. 결국 ‘선진한국당’으로 결정하고 표결까지 했었지만 한나라당 그대로 가는 걸로 결정되어 당명 변경은 무산되었다”고 전했다. ‘선진한국당’은 이미 중앙선관위에 당명으로 등록돼 있는 상태여서 다시 한나라당의 당명으로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성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