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누구한테?” 당혹
▲ 논란이 되고 있는 비키니 시위 인증샷. |
김용민 시사평론가는 ‘나꼼수-정봉주 특집 3회’에서 “정 전 의원께서 독수공방을 이기지 못하시고 부끄럽게도 성욕 감퇴제를 복용하고 계신다”며 “마음 놓고 수영복 사진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밝혀 여성 청취자들의 심기를 자극했다. ‘나꼼수’ 패널인 주진우 시사인 기자마저 트위터에 정 전 의원을 면회할 때 제출한 “가슴 응원 사진 대박이다. 코피를 조심하라”고 적힌 접견 민원인 서신을 올려 여성 청취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한 여성 청취자는 “문제는 비키니 시위를 바라보는 나꼼수 측의 시선”이라면서 “여성 지지자를 동지가 아니라 ‘가슴 사진’ ‘코피 조심’이라는 말로 성적인 대상으로 격하시키는 발언을 함으로써 여성 청취자들에게 불쾌감을 줬다면 그것은 당연히 사과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나꼼수 측과 절친한 관계로 알려진 소설가 공지영 씨도 지난 1월 28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수구와 마초들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여성의 성징을 드러내는 석방운동을 개인적으로 반대한다. 그것에 대해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나꼼수 팀과 의견을 달리한다”고 주장했다.
1월 30일 기자와 만난 나꼼수 패널의 한 지인은 “나꼼수 측은 여성 청취자들이 마음 상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런 사정을 존중하고 있다”며 “전혀 희롱할 의도가 없었기 때문에 이런 반응이 나온 것에 대해서 무척 당혹해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그는 “정작 사진 올린 당사자는 가만히 있는데 누구에게 사과를 해야 하나. 만약 사과를 할 경우 이 사과가 사진 올린 당사자나 이번 비키니 시위 발언에 전혀 불쾌감을 느끼지 않았던 다른 이들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해 보다 신중하게 접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실제로 정 전 의원이 옥중에서 성욕감퇴제 성분이 들어가는 약을 먹고 있다. 이를 두고 나꼼수 측이 가볍게 농담한 것일 뿐 여성을 비하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 그리고 나꼼수는 하나하나 따지고 눈치 보는 방송도 아니잖나”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어준이 평소 김용민을 돼지라 부르며 놀린다. 정작 김용민은 가만히 있는데 또 다른 과체중인 사람들이 김어준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모양새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이번 사건이 이해되지 않겠느냐”며 안타까워했다.
일부 청취자들이 정 전 의원의 부인이 마음 상했을 것이라고 추측한 데 대해서도 그는 “정작 정 전 의원 부인은 비키니 시위 사진을 재밌어 했다. 전혀 불쾌해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포그니 기자 patronus@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