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판도 뒤집을 ‘차세대 검색’ 뜬다
▲ ‘이효리’를 검색어로 입력했을 때 나타나는 한 포털업체의 동영상 검색 결과 화면. | ||
이미 누리꾼들의 상당수가 뮤직비디오처럼 짧게 편집된 동영상을 찾아서 즐김에 따라 동영상 서비스가 인기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글이나 사진으로 화제를 만들어냈던 누리꾼 문화가 벌써 구세대가 되고 있고 최근에는 인기 CF나 누리꾼들이 직접 제작해 올린 패러디 등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여기에 이를 찾아보기 위한 동영상 검색 서비스라는 카테고리 킬러 상품이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올해 여름부터 속속 출시되기 시작한 동영상 검색은 대부분의 포털업체들이 올해 말, 내년 초 대대적인 서비스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이는 초고속통신과 고사양의 컴퓨터, 그리고 누리꾼들이 지니고 있는 휴대전화기 등 동영상촬영 멀티미디어기기의 보급 등에 따른 것으로 멀티미디어 붐이 일 것이라는 것이 이들 업체들의 전망이다.
아직 동영상 검색이 시작 단계라 큰 호응을 얻고 있지는 못하지만, 대학로의 ‘떨녀’ 동영상이나 몇몇 패러디물은 팬덤 현상까지 낳을 정도다. 싸이나 블로그가 누리꾼들을 붙잡기 위해선 동영상을 걸 수 있는 저장공간을 얼마나 제공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이다.
현재 동영상 검색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는 포털들은 저마다 다른 독특한 장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엠파스, 야후, 파란이 이미 동영상 검색을 실시하고 있고 네이버는 12월 말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TV뉴스 검색만 제공하고 있는 다음은 12월 중 일반 동영상으로 검색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가장 먼저 동영상 검색을 시작한 곳은 엠파스(empas.com). 지난 5월 ‘열린검색’을 실시해 포털업체들을 긴장시켰던 엠파스는 8월 포털 최초로 동영상 검색 서비스를 개시했다.
엠파스는 동영상 검색 결과를 썸네일(thumbnail: 동영상의 순간 이미지를 축소해 놓은 것)로 제공해 사용자가 손쉽고 빠르게 동영상을 선택할 수 있음을 내세우고 있다. 썸네일 외에도 설명글, 인기도, 화질, 파일형식, 재생시간, 화면크기 등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동영상은 저작권자가 확실히 드러나기 때문에 포털에서 무단으로 사용하기 어렵다. 때문에 엠파스는 판도라TV, 쥬크온, 로이비 등의 제휴업체들로부터 동영상을 공급받고 있다. 동영상 검색은 제휴업체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KTH의 파란(paran.com)은 계열사인 KTF 휴대전화 이용자들의 활동성을 십분 활용한 독자적인 서비스를 8월 실시했다. 파란의 동영상 검색 사이트인 ‘Mbox’(mbox.paran.com)에서는 네티즌들이 휴대전화로 촬영한 사진을 인터넷 갤러리에 등록할 수 있다. 이 갤러리의 동영상들은 다시 휴대전화로 옮겨놓을 수도 있다.
또 동영상, 음악, 사진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사용자가 직접 만들어 이용할 수 있는 ‘멀티앨범’을 서비스중이다. 이를 테면 싸이월드가 사진앨범으로 성공했다면 파란은 동영상 갤러리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지리검색 서비스 ‘거기’를 출시했지만 그다지 호응을 얻지 못했던 야후(yahoo.co.kr)는 역시 두글자 서비스인 ‘야미’(야후+미디어)로 10월부터 동영상 검색을 시작했다. 야후는 강력한 검색엔진을 바탕으로 한 ‘웹크롤링’ 기능을 내세우고 있다.
웹크롤링은 웹상에 있는 모든 동영상 정보를 검색할 수 있어 해외 동영상까지도 검색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 경우 동영상은 야후가 아닌 검색된 웹사이트 상에서 보게 된다.
또 아이스타일(istyle) 등 제휴업체를 통해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한편 네티즌들이 직접 동영상을 올리는 것도 가능하게 해놓았다. 사용자들이 쉽게 동영상을 올리도록 하기 위해 자동으로 동영상 파일포맷을 단일포맷(avi)으로 변환해 주며 인코딩까지 해준다.
다음(daum.net)은 6월부터 전곡 듣기가 가능한 음악 검색 서비스를 시작한 뒤 이를 음악, 동영상, 이미지 등 멀티미디어 검색으로 확대할 것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는 TV뉴스 동영상에 그치고 있지만 12월 중으로 콘텐츠 제공업체들과 저작권 문제를 마무리지은 뒤 동영상 검색을 개시한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특히 다음이 구축해 놓은 국내 최대의 인터넷 카페(cafe. daum.net)에서 네티즌들이 직접 생산한 콘텐츠를 십분 활용하는 것을 기본 컨셉트로 잡고 있다.
주요 포털 업체들 중 가장 마지막으로 동영상 검색을 도입하는 네이버(naver.com)는 차별화된 검색서비스 도입을 위해 신중을 기하고 있다. 네이버가 개발중인 ‘장면검색’ 기술은 제목만을 검색하여 동영상을 찾아주는 것이 아니라 해당 동영상에서 특정 영상이나 장면까지도 찾아서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유명 축구선수의 경기장면 중 골 장면을 화면에서 빨리 돌리기를 하지 않아도 검색으로 한번에 찾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키워드와 영상이 매치되도록 하는 텍스트 DB(데이터베이스)화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달 중으로 시작되는 서비스를 위해 저작권 문제를 해결한 국내외 동영상 DB를 최대한 확보한다는 것이 네이버의 계획이다. 싸이월드처럼 네티즌 참여보다는 네이버의 강점인 검색기능에서 먼저 승부를 보겠다는 의도이다.
한편 구글(google.com)은 현재로서는 동영상 검색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의 구글은 동영상 검색 등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중이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사업모델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없다고 한다.
국내시장에서 검색은 네이버의 독무대였다. 네이버는 이를 바탕으로 인터넷 포털 광고시장을 독식하며 높은 성장성과 주가를 누리고 있다.
엠파스나 야후 등 검색에서 밀린 포털들에게 동영상 검색 서비스는 네이버와의 대결에서 업어치기 한판이 가능한 무기다. 이제 시작 단계에 접어든 동영상 검색 시장의 패권이 누구 손으로 돌아갈지 주목된다.
우종국 기자 woobea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