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21일 방송되는 KBS '시사 직격' 138회는 '국민 앱이 멈췄다 카카오 블랙아웃' 편으로 꾸며진다.
10월 15일 토요일 오후 카카오의 메인 서버 기능이 중단되자 사람들의 일상도 멈췄다. 판교 데이터센터 지하에 화재가 발생해 센터의 전체 전력 공급이 차단된 것. 6시간 만에 데이터센터의 화재는 모두 진압되었지만 카카오 서비스 복구는 아직이었다.
외출을 나온 시민들이 연락과 교통 이용에 불편을 겪었고 카카오를 이용하는 소상공인들이 영업을 못해 금전적 손해를 입었다. 4700만 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국민 앱 카카오톡의 부실한 재난 대응 능력에 곳곳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카카오는 왜 사고를 막지 못했던 것일까.
카카오의 영향력은 카카오톡을 넘어선 지 오래다. 카카오에서 발표한 2022년 2분기 실적발표 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T의 누적 가입자 수는 3200만 명, 카카오페이의 누적 가입자 수는 3800만 명에 이른다.
카카오와 그 계열사들은 어느새 교통, 커머스, 콘텐츠, 금융업 등 여러 방면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우리 생활 곳곳에 깊숙이 스며들었다. 한 번의 화재로 멈추어버린 일상. 우리 사회는 얼마나 '노란 아이콘'에 의지하고 있는 것일까.
어린 시절의 단칸방 생활, PC방 창업으로 시작하여 대한민국 최고 부자의 자리까지 오르며 '흙수저 신화'로 저명했던 김범수 전 카카오 의장. 청년들의 롤모델이었던 그가 야심 차게 내놓은 '카카오톡'은 무료로 문자메시지를 이용할 수 있다는 파격적인 서비스로 국민의 관심을 사로잡았고 카카오는 단숨에 '국민 앱'으로 떠올랐다.
이후 본격적인 수익화를 추진하며 카카오 모빌리티를 시작으로 다양한 업계에 진출하게 된 카카오. 압도적인 점유율에 소상공인 업계와의 마찰이 이어지며 '카카오 당하다'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만큼 논란의 중심이 되어 온 카카오가 올해에는 경영진의 대규모 스톡옵션 매각이 밝혀지며 유례없는 주가 폭락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4월 연내 30~40개 계열사를 정리하겠다고 약속했던 카카오는 연말을 앞둔 지금까지도 여전히 128개의 국내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사회혁신을 외치던 국민 기업의 '카카오스러움'은 지켜질 수 있을 것인가.
사회 전반의 영역에서 대체 불가한 수준이 된 카카오는 이제 국가기간통신망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국세청, 병무청, 질병관리청 등의 국가기관은 카카오톡을 통해 국민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렇기에 카카오톡이 이번과 같은 통신장애를 일으켰을 때 그 파장은 국가재난 수준에 이른다.
민간 기업이지만 공공의 역할마저 하고 있는 이 거대 플랫폼에 우리 사회는 어느 정도의 책임을 물어야 할까. 이용자가 많다는 이유로, 편리하다는 이유로 너무 쉽게 카카오에 많은 부분을 의지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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