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질보다 음질 먹히네
미국 LCD 시장에서 삼성과 LG는 업계 1위를 다툴 정도로 높은 판매실적을 올리고 있다. 삼성과 LG는 그동안 자사의 LCD 패널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임을 홍보해왔다. 실제로 소니의 브라비아는 삼성의 LCD 패널을 쓰고 있다.
최근 발표된 소비자 만족도 조사 결과에서도 삼성과 LG 상품이 미국시장에서 얼마나 인정받고 있는가를 확인할 수 있다. 미국소비자연맹에서 발행하는 <컨슈머리포트> 12월호에 실린 LCD TV 부문 소비자만족도 순위에서 LG와 삼성은 소니 파나소닉과 더불어 상위 4위 안에 올라 세계적 수준에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세부적인 분야로 들어가면 삼성과 LG 상품에 대한 소비자인식에서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소비자만족도 1위를 차지한 소니 제품과 2위를 차지한 파나소닉 제품의 경우 화질과 선명도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3위에 오른 LG 제품과 4위 삼성 제품은 화질과 선명도에서 최하점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제품들이 상위 4위 안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음질’때문이었다. LG와 삼성의 LCD TV는 ‘음질’ 부문에서 최상위점을 받아 소비자만족도 전체 순위에서 상위에 오른 것이다.
LG와 삼성 제품에 비해 낮은 순위에 오른 맥센트 제품의 경우 화질 평가에선 국내제품에 크게 앞섰지만 ‘음질’ 부문에서 상대가 되지 않아 하위에 랭크됐다. 미국 소비자들이 삼성과 LG의 LCD TV를 고른 주된 이유가 화질이 아닌 음질이었던 셈이다.
소니의 브라비아는 국내에 본격 판매전에 들어가면서 국내산 LCD TV 셋트와 거의 가격차가 없어지고 있다. 즉 LG와 삼성이 소니를 이기고 차세대 텔레비전 시장인 LCD TV 완성품 시장에서 명실상부한 넘버원이 되려면 화질개선이 급선무라는 얘기다.
천우진 기자 wjch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