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18일 방송되는 KBS1 '다큐온'은 '평화의 길이 준 선물' 편으로 분단의 아픔을 넘어 평화를 꿈꾸는 곳, 강원도 DMZ 평화의 길을 따라 인제와 양구의 여름부터 가을의 아름다운 풍광을 만화가 김풍의 시선으로 담는다.
산과 강, 숲과 꽃으로 계절마다 아름다운 색이 피어나는 강원도. 과거 치열한 격전지로 전쟁의 상흔과 아름다운 자연이 공존한다. 강원도를 관통하는 DMZ 평화의 길, 그중 인제와 양구의 노선을 따라 걸으며 만난 주민들의 여름부터 가을의 일상을 통해 한반도 평화의 의미를 모색해 본다.
프리젠터로 만화가 김풍이, 내레이션으로 방송인 이금희가 참여한다.
한국전쟁이 휴전으로 접어들고 약 70년. 그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에 DMZ 평화의 길이 있다. 인천 강화군~강원 고성군을 잇는 총 526km의 DMZ 평화의 길은 일반인들이 접경 지역을 돌아보고 분단의 현실을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조성됐다. 강원도를 관통하는 DMZ 평화의 길 중 인제와 양구 구간을 걸어본다.
인제 구간은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으로 신비의 생태계가 꾸려져 있다. 남북한 경계 없이 살아가는 동식물과 금강산을 타고 내려오는 물줄기 등 아름다운 자연이 감동을 선사한다. 금강산 물줄기가 흐르는 적계로 코스를 따라 걸으며 자연과 하나가 되어본다.
양구 구간은 민간인통제선 안 군사시설보호구역 안에 있는 곳이다. 이곳의 두타연은 남북한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어우러져 만들어진 계곡이다. 세찬 폭포와 물줄기가 거친 자연을 굽이치며 만들어낸 멋진 풍경과 전쟁의 흔적이 공존하는 곳이다. 천혜의 자연이 살아있는 두타연에 서면 누구나 산수화 속의 주인공이 된다.
한국전쟁의 첫 총성이 울린 곳 강원도, 인제와 양구 DMZ 평화의 길을 김풍과 같이 걸으며 강원도의 아름다운 풍광과 평화의 길이 지닌 의미에 대해 살펴본다.
하늘이 내린 고장 인제의 여름은 우거진 녹음과 푸른 하천이 함께 한다. 도시를 떠나 자연을 가꾸며 살고, 이웃과 자연을 즐기고, 인제의 옛 음식을 이어가는 이들을 만나본다.
인제 북면 소양강 상류엔 냇강이 흐른다. 도시 생활 은퇴 후 20여 년 전 이곳에 자리 잡은 김수목, 엄미숙 부부는 인제의 자연에 빠져 매일 숲과 정원을 가꾸고, 그곳의 선물인 꽃으로 차를 만들며 자연 속 삶을 살고 있다.
인제 내린천 상류 미산계곡엔 아름다운 산으로 둘러싸인 미산마을이 있다. 미산 계곡은 맑은 물과 시원한 급류로 마을 주민들이 여름을 날 수 있게 해준다. 한국 고유의 낚시법인 견지낚시, 계곡의 급류를 타고 내려오는 수상 레포츠 리버 버깅 등 계곡을 따라 즐길 거리가 다양하다.
인제 시내 속 유난히 오래된 옛집에서 지금은 보기 힘든 인제의 옛 맛을 이어가고 있는 이가 있다. 음식이 귀하던 옛 시절 강원도인들의 소중한 한 끼를 담당했던 옥수수칡잎떡, 감자국수 등 투박하지만 구수한 정이 있는 음식과 함께 인제 토박이 유옥선 씨에게 그 시절 이야기를 들어본다.
한반도 정중앙 인구 약 2만 명의 작은 도시 양구. 한국전쟁 이후 수복된 곳으로 황무지 시절을 지나 이젠 붉은 단풍이 들 때 풍성한 수확의 기쁨이 가득하다.
양구 해안면 일대는 산에 둘러싸인 평지로 전투가 연이어 벌어졌던 곳이다. 당시 외국 종군기자가 지형이 화채 그릇을 닮았다 하여 펀치볼(Punch Bowl)이라 불렸던 곳이다. 먹을 것 하나 없던 시절 이 땅 주민들은 사활을 건 노력으로 황폐해진 땅을 비옥하게 만들었다. 비옥한 땅, 해안면이 유명해진 건 시래기 덕분이다. 이른 서리가 내리는 가을이면 시래기 수확이 시작된다. 격전지에서 옥토로, 그 역사가 묻어 있는 시래기 수확 현장을 만나본다.
최근 양구의 가을을 풍성하게 하는 것은 사과다. 사과 재배지가 북상하며 최근 양구에서도 사과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높은 일교차에 당도 높은 사과는 평화의 길이 준 또 다른 선물이다. 사과를 재배하면서 생기는 파지를 사들여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가공해 농민들에게 새로운 수익을 창출해주고 사과를 활용해 자연의 맛으로 재탄생시키고 있는 두 여고 동창생들의 용기 있는 도전도 만나본다.
DMZ 평화의 길 위에는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살며 우리 이웃을 위해, 나아가 다음 세대를 위해 평화와 희망을 키우는 소중한 사람들이 있었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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