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 두근두근
▲ 홍순국 사진전문기자 |
지난해 시즌을 채 마치기도 전에 제 일기를 끝냈던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절치부심 끝에 부상에서 회복 후 타석에 나섰다가 다시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일기를 계속 할 수 있는 여유가 없었어요. 더욱이 사생활 문제로 많은 비난과 욕을 들으면서 숨고 싶었던 것도 솔직한 심정이었습니다. 더 이상 일기를 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러나 올 시즌 다시 훈련을 시작하고 몸을 만들어 가면서 일기에 대한 회한이 많이 남았다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제 소식을 기다리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를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좋지 않은 일로 일기를 그만둔 부분도 내내 꺼림칙했었고요.
고민 끝에 추신수 MLB 일기를 다시 시작하게 됐습니다. 물론 <일요신문>에서 허락을 해주셨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이겠죠. 앞으로 한 해 동안 이 일기에 어떤 내용들이 쓰이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여러분들의 관심과 사랑이 있다면 충분히 용기 내서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월 25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가 일제히 시작됩니다. 전날 신체검사를 받고 본격적인 훈련을 하게 되는 것이죠. 캠프는 25일 시작이지만 벌써부터 클리블랜드 훈련장에는 모든 선수들이 나와서 몸을 풀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선수들이 모두 이런 인사를 건네더라고요. “추, 군대 잘 갔다 왔니?”
겨우 4주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와서 마치 2년 경험한 일반 군인들처럼 신나게 군 생활을 체험했던 얘기들을 풀어냈습니다. 선수들이 제가 직접 수류탄을 던졌다는 얘기에 기겁을 하다가 20㎏이 넘는 완장을 하고 일곱시간을 행군했다는 대목에선 쓰러지고 말더라고요^^. 여기 선수들 입장에선 상상이 안 되는 모습이었을 겁니다.
▲ 이영표와 추신수. |
캠프가 시작되고 있는 지금, 어느 해보다 전 마음이 편합니다. 두렵지도 않습니다. 불안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희망을 갖게 됩니다. 추신수의 메이저리그 생활이 제로 상태에서 시작되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