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주민들, 단체활동·법적대응 불사…계약 해지 목소리도 나와
- 시공사측, 법적으로 안되는 요구 '안돼'…입주 과정서 마감 아직 안된 것, 부실시공으로 보기 어려워"
[일요신문] 일성건설㈜이 지은 새 아파트('더 트루엘 수성')에서 주차장 바닥과 벽면, 옥상 바닥 등이 갈라지는 현상이 일어나 부실시공 논란에 휘말렸다.
이로 인해 입주를 앞둔 주민들의 원성이 크다. 입주 예정자들은 단체활동과 법적대응도 불사 하겠다는 각오이다. 이에 부실시공 논란과 함께 법정 싸움으로 비화 될 조짐도 보이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일성건설측은 입주민들의 부실시공 주장에 대해, 입주자 대표회의와는 관계없는 또 다른 입주자들로 구성된 입주예정자 협의회('입예협')에서, 입주자 대표회의가 시공사 측과 의결한 내용에 불만을 품고 내놓은 민원 사항이고, 이들 입주민들은 이미 대표회의와 협의된 사항에 대해 수정을 주장하고 있으며, 더 나가 자신들의 주장에 대해 의결해 줄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현재 입주민들과 만나 소통하고, 협의 하며, 현장 조사도 벌이고 있다. 입주민들과 적극적으로 논의해 하자가 있으면 보수할 방침이라는 입장도 내놓았다.
'일요신문' 취재 결과 이들 20여명의 '입예협'은 최근까지 입주자 대표회의와 따로 목소리를 내며, 아파트 부실시공 등을 알렸으나, 현재는 기존 입주자 대표회의와 함께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시공사인 일성건설에 맞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파트 내 하자 해결은 집값 문제 등 여러가지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물밑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하지만 '더 트루엘 수성' 입주민들은 일성건설에게 적극적으로 하자 보수를 요청하기 위해 이 같은 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더 트루엘 수성' 인근 부동산 중개소 한 관계자는 "시공사에 하자 보수를 요청하는 경우야 흔한 일이지만, 신축 단지에서 오고 가는 사람이 다 볼 수 있게 현수막을 내걸고 피켓등을 들며 시공사의 부실시공을 비판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 입주민들로 구성된 입주자 대표회의(또는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일성건설㈜의 '더 트루엘 수성'은 최근 입주 사전점검 등을 마치고 준공 허가와 입주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더 트루엘 수성'은 입주민들 사이에서 부실시공 의혹과 함께 계약 해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준공허가를 받을 수 있을지 이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아파트 비상대책위원회 A씨는 "새로 지은 아파트 주차장 바닥과 벽까지 심하게 균열이 가 있고, 이 균열은 옥상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성토하며, "특히, 시공사인 일성건설은 입주민들의 동의 없이 기존 정해진 도색을 무시하고 아파트 도색을 변경했으며, 심지어 설계조차도 변경한 의혹도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또 "주차장 넓이, 아파트 조명, 1층 및 공용부의 전체적인 날림 시공과 원가절감으로 6억원에 달하는 분양가로는 아파트 시설이 너무 초라하다"며, "현재 입주자 단체 채팅방과 커뮤니티에는 '부실시공 같다', '시공사 쪽에 강력하게 항의해야 한다' 등의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현재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시공사인 일성건설측에 아파트 부분도색과 외관 조명설치를 요구해 조율중이며, 경계 펜스 설치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입주민들은 일성건설에 준공 승인 일자를 연기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또 다른 입주자 B씨는 "대리석이 모델하우스에서 보았던 제품과는 다른 제품이 사용된 것 같다. 값이 싼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서 분양원가를 공개해야 한다는 이유를 이제 알았다"면서, "이 상태로 준공 승인이 나게 될 경우 입주민들은 고스란히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상적인 보수가 이뤄질 때까지 준공을 연기하는 게 당연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 아파트는 지난달 1차 사전 점검에서 수 곳의 세대 내 발코니와 화장실 등에서 인분이 발견됐으며, 외벽 도장 및 대리석도 불량으로 시공돼 입주민들의 공분을 샀다. 이에 입주민들은 일성건설 측에 민원을 제기했고, 일성건설은 2차 사전점검을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2차 사전점검에서도 세대내 벽면 파손, 바닥균열, 천장 누수, 마감불량, 벽지파손, 엘리베이터 가동시 소음 등 10건 이상의 하자가 발견됐다.
일성건설 관계자는 "입주민들과 계속해서 소통하고 협의하면서 신속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법적으로 안되는 입주민들의 요구에 대해서는 조치를 취할 수 없다. 아울러 아파트 입주 과정 마감이 되지 않아 미흡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이지 부실시공으로는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cch@ilyo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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