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집’ 형제들 따라하나?
장남인 정몽국씨는 1976년 한라그룹의 전신인 현대양행 부장으로 입사해 1989년부터 1992년까지 한라그룹 부회장을 맡았다. 그러나 1994년 정인영 회장은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차남 정몽원씨를 그룹 후계자로 지목했다. 몽국씨는 1995년 그룹에서 물러나 미국 유학을 떠났고 귀국 후엔 2000년부터 2004년까지 한라대학교 등을 거느린 배달학원의 이사장을 맡았다. 부인 이광희씨(51)가 한라대학교 총장을 지내기도 했다.
지난달 13일 몽국씨는 동생 정몽원 회장을 상대로 “구조조정 중 명의신탁했던 한라시멘트와 한라건설 주식에 대한 배당금 2억원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앞서 IMF 당시 몽국씨와 한라시멘트 주주들은 보유 주식을 명의신탁해 자금조달을 도왔으나 이후 주식을 돌려받지 못했다며 주식반환소송을 제기했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부는 이에 대해 11월17일 정 회장에게 2백억원에 달하는 몽국씨의 주식(라파즈한라시멘트 3백90만 주, 한라건설 22만 주)을 반환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몽국씨는 그간 주식에 대한 배당금도 함께 돌려줄 것을 추가로 법정에 제기한 것이다.
한라건설측은 “당시 주식 명의신탁 등 구조조정은 정인영 명예회장의 경영상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경영에서 물러난 장남의 주식을 회사 살리기를 위해 명의신탁한 것인 만큼 몽국씨의 소송은 부친의 뜻을 거스르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현재 몽국씨 내외는 배달학원에서도 손을 뗀 상태다.
우종국 기자 woobea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