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사면 두고 여권 내 온도차, 김경수 복권까지 받을 경우 민주당 지형 요동
윤 대통령은 광복절 때 사면권을 행사한 바 있다. 당시엔 정치인을 배제하고 주로 경제 사범이 대상이 됐다. 이번에 특사가 이뤄진다면 정치인이 대상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여권 일각에선 광복절 특사 후 또 다시 사면을 단행하는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이 부담스러워한다는 기류도 있긴 하다.
이번 특사가 정가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이명박 전 대통령(MB) 때문이다. MB는 뇌물 혐의 등으로 징역 17년형이 확정된 상태다. 만기 출소는 95세가 되는 오는 2036년이다. 지난 6월 윤 대통령은 출근길문답에서 “과거 전례에 비추어 이십 몇 년을 수감 생활하게 하는 건 안 맞지 않느냐”며 MB 사면을 시사한 바 있다.
현재 윤 대통령 주변엔 과거 친이계 인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상태다. ‘윤핵관’으로 통하는 장제원 권성동 의원이 대표적이다. 대통령실 주요 보직에 발탁된 친이계 인사들을 찾아보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이들은 그동안 고령의 MB가 수감생활을 하기에 건강이 악화된 상태라고 강조해 왔다.
MB의 사면을 놓고는 여권 내에서 의견이 엇갈린다. 우선 국민 여론이 여전히 곱지 않다는 점에서 반대하는 이들이 있다. 반면, 친이계를 중심으로 하는 진영에선 “총선을 한 해 앞두고 있는 내년엔 MB 사면이 힘들 수 있다. 올해 사면 문제를 풀고 가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MB와 함께 관심을 모으는 인사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다. 윤 대통령이 특사를 단행할 경우, MB 사면으로 인한 정치적 부담을 더는 차원에서 김 전 지사를 포함시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 전 지사는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2021년 7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형이 확정됐다. 출소는 내년 5월이다. 김 전 지사는 친문계가 차기 주자로 꼽는 정치인이다. 현재 뚜렷한 구심점이 없는 친문으로선 김 전 지사의 복귀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친문계에선 김 전 지사 사면을 넘어 복권을 원하는 분위기다. 김 전 지사가 복귀할 경우 친명계가 장악한 민주당 지형엔 큰 변화가 올 전망이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