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초 밀항 위해 특정 업체 접촉…노출 가능성 높은 중국보다 일본 택했을 가능성
김 전 회장은 2021년 7월 보증금 3억 원, 전자 팔찌 부착 및 주거지 제한을 조건으로 보석으로 풀려난 뒤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수사팀은 김 전 회장이 밀항 등 도주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여러 차례 보석취소를 청구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은 도피 조력자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들을 통해 김 전 회장을 압박하는 한편, 향후 동선을 추적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의 흔적을 찾진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회장 잠적이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가 뒤를 잇는다.
그런데 김 전 회장이 도주를 앞두고 일본 밀항 루트를 수소문했던 것으로 파악돼 관심을 모은다. 당초 법조계 등에선 김 전 회장이 중국으로 밀항할 것이란 얘기가 파다했다. 검찰에서도 중국으로의 밀항을 대비해 서해안 일대를 집중 탐문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 전 회장과 오랫동안 사업 관계를 유지해온 자본시장 관계자는 일요신문에 “김 전 회장이 바보도 아니고…. 검찰은 김 전 회장의 중국 밀항 여부를 오래 전부터 예의주시했다. 김 전 회장 신병확보에 목을 맸던 것도 이 때문”이라면서 “김 전 회장은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중국보다는 일본 쪽을 택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김 전 회장 측은 11월 초 일본행 화물선을 운영하는 한 중소업체를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1심 선고가 열리는 11월 11일 이전 도주를 결심했던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하지만 최근 일본으로의 밀항은 코로나19로 인한 단속 강화 등으로 인해 상당히 난이도가 높다고 알려졌다.
2000년대 초반 밀항 관련 일에 몸담았던 한 인사는 “일본뿐 아니라 중국도 지금은 밀항이 쉽지 않다. 금액도 엄청 올랐다. 우리 때 중국은 500만 원 정도면 갔다. 그런데 2020년대 들어선 1억 원가량은 줘야 시도해 볼 수 있다고 들었다. 코로나 이후론 그마저도 더욱 힘들어졌다”면서 “누군가 밀항을 생각하고 있다면, 쉽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