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응원가 ‘빅토리’ 제작 인연…‘오늘의 선수’ 트로피 시상으로 이어져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3일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와 함께 한국은 12년 만에 월드컵 16강으로 향했다.
승리의 주인공은 황희찬이었다. 후반 21분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은 그는 경기 종료 직전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극적인 역전골로 승리를 이끌었다.
자연스레 대회 후원사가 주는 경기 MVP격 시상인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오늘의 선수)'의 주인공은 황희찬으로 선정됐다. 황희찬은 앞서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루카 모드리치(크로아티아), 다나카 아오(일본) 등이 받은 붉은색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앞선 2경기에선 우루과이와 가나 선수들이 수상해 한국 선수들에게는 기회가 없었다.
수상 과정에서는 황희찬에게 특히나 특별한 인물이 시상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트로피를 전달한 인물은 다름 아닌 힙합 아티스트 더콰이엇(본명 신동갑)이었다. 더콰이엇은 대회 후원사의 초청을 받아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시상까지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황희찬과 더콰이엇은 남다른 인연을 자랑하는 관계다. 지난 6월 발매된 황희찬을 테마로 한 월드컵 응원곡 '빅토리(Victory)'의 프로듀서를 더콰이엇이 맡았기 때문이다.
황희찬을 포함한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를 전후로도 힙합 음악을 즐겨 듣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응원가 제작까지 이어지게 됐다. 더콰이엇이 프로듀서를 맡게 됐고 그를 포함한 프로젝트 구성원들은 영국서 활약 중인 황희찬을 직접 찾아 만났다.
직접 방문한 축구 경기장, 황희찬과의 대화 등에서 나온 영감으로 노래 '빅토리'가 만들어졌다. 노래의 말미에는 황희찬의 목소리도 삽입됐다.
이처럼 깊은 인연이 있는 이들이 월드컵이 열리고 있는 대회 현장에서 재회하자 놀랍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날 경기 전까지 황희찬은 부상 탓에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폭발적인 움직임을 자랑하는 그의 경기 스타일상 경기에 출전한다고 하더라도 좋은 활약을 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기 어려웠다. 황희찬이 당한 허벅지 근육 부상이 속도를 내는 데 불편함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본인의 소셜미디어, 갖가지 채널 등으로 더콰이엇의 월드컵 현장 방문은 전해진 바 있었다. 하지만 '오늘의 선수' 시상 계획은 알려지지 않았었다.
하지만 경기 후 이어진 시상에서 수개월 전 음악 프로듀서와 음악 테마의 대상이었던 인물이 오늘의 선수 시상자와 수상자로 다시 만나게 됐다. 대표팀과 황희찬의 호성적, 앞선 인연이 이어지자 축구팬과 힙합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 모두 박수를 보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이 응원가로 만들어지고 좋아하는 아티스트로부터 트로피까지 전달받은 황희찬의 활약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