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착한 아가씨가 설마…” 동네주민들 오싹
자신의 신생아를 살해한 엽기적인 어머니 사건은 종종 세상을 놀라게 한 바 있다. △전주의 한 여고생이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 낳은 신생아를 변기에 넣어 숨지게 한 사건 △충남의 한 여고생이 자신이 출산한 아이를 비닐 끈으로 목 졸라 죽인 뒤 소화전에 시체를 유기한 사건 △40대 여성이 신생아를 이불로 질식시켜 숨지게 한 사건 등 충격적인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그간의 사건들과는 조금 다르게 이번 사건은 자신의 아기를 토막까지 내는 잔인함을 보였다는 점에서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성남의 B 빌라 주변은 기자가 방문했을 때 너무나도 평화로운 시골 같았다. 주민들이 이번 사건이 발생했는지 조차도 모르는 듯한 분위기였다. 문 씨 가족은 작년 즈음에 이사를 왔기 때문에 주민 대부분은 문 씨 가족을 잘 알지 못했다. B 빌라를 담당하는 지역 통장은 “문 씨 집에는 아빠와 엄마, 문 씨까지 모두 세 가족이 살고 있는 걸로 아는데 가구조사 차 방문할 때마다 집에 사람이 없어서 얼굴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기억했다.
문 씨는 지역 전문대학교에서 미용을 전공했고, 졸업 후 피부미용 직업전문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아직까지 한 번도 직업을 가져본 적이 없는 ‘백조’인 셈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그녀의 임신은 원하지 않은 것이었다. 문 씨의 진술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친구 세 명과 함께 성남 시내에 있는 횟집에 갔는데 그곳에서 신원 불명의 한 남자와 즉석 만남을 했고, 다음 날 눈을 떠보니 모텔이었다는 것이다. 문 씨는 성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조차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할 만큼 만취 상태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중원경찰서 권오관 강력 2팀장은 “문 씨는 지금 정상적인 정신 상태가 아니다”라며 “임신을 하게 된 경로에 대해서는 추가로 더 조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 씨는 한 번도 정신과 치료나 상담을 받아본 적이 없는 정상적인 여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자신의 배로 낳은 아기를 살해하고 토막 내 유기했다는 사실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권 팀장은 “수사과정에서 본 문 씨는 상당히 준수하고 착한 아가씨였다”며 “토막 후 유기과정을 설명하면서도 계속해서 눈물을 보이더라”며 안타까워했다. 문 씨를 기억하는 동네 주민 한 분 역시 “그냥 평범한 아가씨였다. 참 예쁘게 생겼는데 너무 소름 끼친다”고 말했다.
문 씨는 임신 사실을 7개월째 접어들어서야 알았다고 진술했다. 임신 사실을 가족에게 숨기며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집 화장실에서 혼자 출산을 한 후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그리고 범행이 드러나기 전 6개월 간 평소처럼 생활했다고 한다. 경찰이 수사를 시작하고 문 씨의 빌라에 살고 있는 5가구의 DNA를 모두 채취해서 가져가자 문 씨는 극도로 불안해졌다. 결국 문 씨는 부모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고, 부모의 설득으로 자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팀장은 “DNA 감식 결과가 나오기 3시간 전에 자수를 했다”며 “어차피 범인이 누군지 알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자수를 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가 직접 문 씨의 집을 찾아갔을 때는 문 씨의 친언니가 와 있었는데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며 대화를 거부했다. 범행이 발생한 B 빌라 주민은 “동네 분위기가 조용한 것 같지만 다들 너무 안 좋다”며 “누가 이런 일을 상상이나 했겠나. 더는 피곤하게 하지 말라. 우리도 괴롭다”며 불편한 심경을 나타냈다.
박상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