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특정 지역서 발생하는 ‘계절성 질환’…팔다리 등 마비돼 추락, 명확한 원인 못 찾아
추락한 앵무새들은 이미 하늘을 날지 못하는 상태인 경우가 많다. 팔다리와 목에 마비 증상이 있거나, 혀가 마비돼 음식물을 삼킬 수 없다. 심지어 눈을 깜박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마비 증상을 보인 새들은 결국 대부분 죽는다. 바닥에 추락한 채 몸을 움직일 수 없어 그대로 차에 치이거나, 굶어 죽거나, 혹은 다른 포식자나 개미들에게 잡아 먹히기도 한다. 이렇게 목숨을 잃는 앵무새들은 매년 수천 마리에 달한다.
그렇다면 대체 원인이 뭘까. 조류학자들과 수의사들이 지난 수십년 동안 로리킷 마비 증후군의 원인을 조사해왔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답은 찾지 못한 상태다. 데이비드 팔렌 시드니 수의대 교수는 ‘시드니모닝헤럴드’ 인터뷰에서 “조사 결과 몇가지 가능성은 배제됐다. 예를 들어 환경오염으로 인한 독성 물질 때문은 아니었다. 살충제나 그와 유사한 독성물질과 관련된 증상 또한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계절성 전염병도 아니었다.
이 밖에도 납 중독, 티아민, 아연 또는 셀레늄 결핍과 관련이 있다는 추측도 제기됐고, 또 어떤 수의사들은 목 척추 손상 때문이라고 의심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지금까지 가장 그럴듯한 추측은 앵무새가 10월과 6월 사이에 주로 먹는 어떤 야생 식물 때문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계절성이라는 점, 그리고 호주의 특정 지역에서만 발생한다는 점 때문이다. 다만 그 식물이 어떤 식물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그리피스대학의 조류 전문가 대릴 존스는 ‘ABC뉴스’에서 “야생에는 수많은 종류의 꽃들과 엄청난 종류의 야생 식물이 있다. 어떤 방식으로든 이런 식물들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라면서 “하지만 우리는 아직 그 연관성을 알지 못한다. 식물 때문일 수 있다고 의심은 하지만 어떤 식물이 원인인지, 왜 그런지는 모른다”며 아쉬워했다. 출처 ‘시드니모닝헤럴드’.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