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고검 만들어 거기로 빼내려고 청와대 애들이 작업”…여러 차례 ‘석열이’ 지칭 눈길
천공은 3월 9일 치러진 대통령선거 이후 수도권 모처에서 유명 연예인 A 씨 등 지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본에 가 있는데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스승님, 저 새로 신설하는 수원고검 수장으로 간다’ ‘뉴스에 다 나갔다’고 하더라”며 “이에 내가 ‘지금부터 입 딱 다물고 있어라. 내가 지금 당장 갈 테니까’하고는 (한국에) 들어왔다. 만나가지고 ‘고검 가지 마라. 그게 (당시 청와대 인사들이) 작업하는 거다’”라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천공은 이날 “청와대 애들이 작업을 했다. 수원고검을 만들어 석열이(윤 대통령)를 거기로 빼내고…”라고 강조했다. 윤 지검장을 초대 수원고검장으로 빼내는 ‘작업’을 주도한 이들이 문재인 청와대 인사들이라고 본 것.
천공은 지인들과 대화하면서 윤 대통령을 여러 차례 ‘석열이’라고 지칭했다. 윤 대통령은 1960년생, 천공은 1956년생이다. 천공이 네 살 많다. 천공이 스스럼없이 ‘석열이’라 부를 정도로 윤 대통령과 가깝다는 걸 방증하는 대목이다. 혹은 두 사람 사이가 가깝지 않음에도 천공이 윤 대통령을 일부러 하대함으로써 자신 위상을 높이려 한 의도로도 해석될 수 있다.
당시 두 사람 대화가 오고간 시점은 2019년 1~2월경으로 추정된다. 실제 수원고등검찰청은 2019년 3월 1일 개청했다. 당시 초대 고검장으로 윤석열 지검장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문무일 총장 임기가 5개월여 남은 시점에 윤 지검장이 수원고검장으로 가면, 윤 지검장의 차기 검찰총장 임명은 사실상 물 건너간다는 관측이 나왔다. 결국 수원고검 초대 검사장엔 이금로 대전고검장이 내정됐고, 윤 지검장은 2019년 7월 제43대 검찰총장에 임명됐다.
천공은 문재인 청와대 인사들이 당시 윤 지검장을 ‘작업’하려고 결심한 계기가 문무일 검찰총장이라고 언급했다. 문재인 청와대 인사들이 문무일 총장을 “쓰레기 취급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천공은 지인들에게 “얘들(청와대 인사)이 문무일 총장을 총선(천공은 2018년 6월 지방선거를 총선으로 착각한 것 같다) 끝나고 불렀다. (문재인) 대통령 모르게. 불러서 ‘너 왜 여기 남아있냐’ ‘빨리 나가라. 있을 자리도 아닌데 왜 있냐’고 아주 쓰레기 취급을 했다”며 “문 총장이 엄청나게 충격을 받아서 윤 지검장을 찾아왔다.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먹으면서 ‘얘들이 이렇게 하는데 난 더 못 있을 거 같다. 윤 지검장이 앞으로 검찰을 좀 이끌어 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천공 발언에 따르면 윤 지검장은 문 총장을 만난 후 천공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이 사연을 들은 천공은 윤 지검장에게 “지금 당장 문 총장을 보호해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이야기해라. 소통되지 않냐. 문 총장 내보내면 나도 옷 벗는다고 모가지를 걸어라”라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이어 천공은 “(윤 지검장이) 딱 넣으니까 (문) 대통령이 몰랐던 거다. (청와대 인사들이) 이 짓을 하는 것을. 그래서 문 대통령이 ‘누가 이랬냐. 문 총장 자르지 마라’ 특명을 내린 거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 사건으로 윤 지검장과 청와대 인사들 관계가 악화됐다고 한다. 천공은 “근데 그게 석열이가 했다는 걸 (청와대 사람들이) 알아뿐(알아버린) 거다. 인마(청와대 사람)들이 알아버리니까 ‘석열이를 빼야 되겠다’ ‘석열이를 뽑아내야 되겠다. 저거 지금 저기 놔두면 안 되겠다’ 생각이 든 거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천공이 윤 대통령에게 가게 된 것은 ‘하늘의 소리’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천공은 “‘당신 큰일 안 하면 제 명에 못 살아. 해. 하늘의 뜻이야’ 이래서 시작을 한 거다”라며 “어디 그 자리(서울중앙지검장)에서 그런 거 언감생심 생각지도 못했다. 그때 (검찰)총장 자리도 생각도 못했다. 내 말만 딱 듣고 가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일요신문은 천공이 언급한 문무일 전 총장 관련 비화에 대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당사자인 문 전 총장의 휴대전화와 사무실로 수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문 전 총장은 받지 않았다. 그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통해 ‘2018년 지방선거 끝나고 청와대 인사들로부터 검찰총장 사퇴 압박을 받았느냐’ ‘이러한 문제를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만나 이야기 나눴느냐’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뒤늦게 사실을 알고 지시를 내려 청와대 인사들의 사퇴 압박이 사라졌느냐’ 등을 물었지만, 문 전 총장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다음은 천공과 유명 연예인 A 씨 등이 이와 관련해 나눈 대화 내용 일부다.
천공: (상략) 윤 당선인한테도 그 소리 때문에 간 거예요. “당신 큰일 안 하면 당신 제 명에 못 살아. (큰일을) 해. 그거는 하늘의 뜻이야” 이래가(이래서) 시작을 한 거예요. 어디 그 자리(서울중앙지검장)에서 그런 거 언감생심 생각지도 못하는 거예요. 그때 총장 자리도 생각 못 했어. 해. 요 자리에 딱 있어. 내 말만 딱 듣고 가라. 한 날은 우리가 일본 가가(가) 있을 때 전화가 딱 왔어.[천공 35분 녹음파일 단독공개①] “윤석열 대통령 출마, 내가 시켰다”
여성: 어쨌든 (윤 대통령에게) 천운이 따라 준 거예요.
천공: 일본 가있었는데 전화가 딱 왔어. “스승님, 저 이제 그, 수원고검을 새로 신설해가 수장으로 간다”는 거야. 전화 와가(와서), 그 뉴스에 다 나갔다는 거야. “지금부터 입 딱 다물고 있어라. 내가 지금 당장 나갈 테니까.” 그러고 들어온 거예요. 들어와 가지고 만나가지고 “고검 가지마라. 그게 작업하는 거다.” 옆에 청와대 애들이 작업을 했어요. 수원고검을 만들어 가 석열이(윤 대통령)를 거길로 빼내고. 왜 그걸 했느냐면 그 앞에 검찰총장하던 문무일이. 문무일이를 총선(천공은 2018년 6월 지방선거를 총선으로 착각한 것 같다) 끝나고 나서 부른 거예요. 야들(청와대 사람들)이. (문재인) 대통령 모르게. 불러가지고 아주 쓰레기 취급을 한 거야. “너 왜 여기 남아 있노?” 툭툭 차매(차면서). “빨리 나가라. 있을 자리도 아닌데 왜 있노?” 문무일이가 엄청나게 충격을 받아가지고 윤석열이를 찾은 거예요. 어디 중국집에서 자장면 먹으면서 말한 거야. “야들이 지금 나한테 이렇게 하는데 난 더 못 있을 거 같다. 윤(당시 윤 지검장)이 앞으로 좀 이끌어 달라, 검찰을.” 그렇게 하면서 눈물을 흘리며 이야기를 하고 스승한테 온 거예요. “지금 당장 문무일을 보호해라” “어떻게 제가” “지금 대통령한테 이야기해라. 문무일 내보내면 내 옷 벗는다고” 그게 시작이 된 거예요. “문무일 내보내면 내 옷 벗는다고, 대통령한테 직접 날려라. 지금 소통되지 않냐. 직접 날려라” 그게(윤 지검장) 들어가뿐(들어가 버린) 거예요. 모가지 걸은 거지, 그것도 딱 넣으니까, (문) 대통령이 몰랐던 거야, 이게. 이 짓을 하는 거를. “누가 이랬어.” 이래 갖고 문재인이가 작업을 했어요. 해가지고 “누가 이랬냐”고. “문무일이 자르지 마라” 이제 특명이 내려간 거지. 근데 그게 석열이가 했다는 걸 알아뿐(알아버린) 거예요. 인마(청와대 인사)들이…알아 놓으니까 ‘석열이를 빼야 되겠다’ 이 생각이 든 거야. ‘석열이를 뽑아내야 되겠다. 저거 지금 저기 놔두면 안 되겠다’ 그래가지고 이유가 뭐냐 하면 너무 … 그걸 실천을 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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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young@ilyo.co.kr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남경식 기자 ngs@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