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시장 급성장하자 SKT·KT 경쟁력 약화 고민…LG유플러스는 KT와 간극 좁힐 기회 삼아

알뜰폰의 성장 덕에 전체 이동통신 회선 가입자 수도 늘어나고 있다. 2021년 11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1년 동안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는 7256만 9554명에서 7685만 6976명으로 428만 명 늘었다. 늘어난 가입자의 절반 이상을 알뜰폰이 도맡은 셈이다. 가입자 증가율에서도 알뜰폰의 약진이 드러난다. 해당 기간 동안 알뜰폰의 가입자 증가율은 24.69%에 달하지만 통신 3사 가입자 증가율은 SK텔레콤 3.12%, KT 0.08%, LG유플러스 5.57%에 불과하다.
SK텔레콤의 휴대전화 기준 점유율은 여전히 40%가 넘는다. 그러나 사물인터넷(IoT)과 가입자 기반 단말 장치(태블릿, 웨어러블 등)에서는 알뜰폰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이 전체 회선 점유율 40%를 넘지 못하는 것도 가입자 기반 단말 장치에서 상대적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알뜰폰 시장 확대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평가다. 특히 IoT나 가입자 기반 단말 장치 시장에서는 알뜰폰이 2위 사업자로 도약했다. IoT·가입자 기반 단말 장치 회선 가입자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2023만 명이다. 사업자별로는 △SK텔레콤 714만 명 △KT 317만 명 △LG유플러스 447만 명 △알뜰폰 543만 명을 각각 기록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IoT·가입자 기반 단말 장치 회선 가입자 성장률 등을 고려했을 때, 알뜰폰이 SK텔레콤을 추격하는 구도다.
정부는 알뜰폰 출시 초기 단계에서 시장 확대를 위해 통신 3사가 직접 뛰어들도록 했다. 그러나 알뜰폰 시장에는 통신 3사 외에도 수많은 업체가 진출해있다. 통신 3사가 알뜰폰 시장을 장악하지 않는 한 알뜰폰 시장의 성장은 통신 3사의 점유율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알뜰폰 시장 확대를 거스를 수 없다면 차라리 통신 3사가 알뜰폰을 통해 점유율을 확대해야 한다는 여론도 나온다. 현행 통계에서 통신 3사 자회사의 휴대전화 알뜰폰 가입자는 ‘알뜰폰’으로 집계되지만 통신 3사의 IoT 알뜰폰 가입자는 각 통신사의 회선으로 집계된다.

SK텔레콤은 심지어 알뜰폰 시장 철수에 긍정적인 뉘앙스를 내비치기도 했다. 국회에서는 2021년 국정감사 당시 통신 3사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강종렬 SK텔레콤 부사장은 “국회 등에서 진행 중인 논의가 철수로 결정된다면 따르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SK텔레콤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자랑 경쟁할 부분은 경쟁하고 협력할 부분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KT나 LG유플러스는 자회사를 통한 알뜰폰 사업 지속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KT는 알뜰폰 사업에서 눈에 띄는 실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KT는 전체 IoT 시장에서 꼴등이다. 기존 휴대전화 가입자 감소 속도도 가장 가파르다. KT의 전체 회선 증가율은 0%대로 최하위다. 통신 본원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이동통신 만년 3위인 LG유플러스는 알뜰폰 회선 수 증가에 힘입어 KT를 따라잡고 있다는 평가다. KT가 IoT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LG유플러스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LG유플러스와 KT의 전체 시장 점유율 차이는 2021년 11월 6.1%포인트(p)에서 지난해 11월 2.1%p로 좁혀졌다.
통신업계 일각에서는 알뜰폰을 대하는 통신사 간의 태도 차이가 장기적인 사업 성패를 가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반 휴대전화 회선은 이미 포화 상태다. 휴대전화 회선 수는 2019년 말 5612만 개에서 지난해 11월 5558만 개로 줄었다. 통신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전 국민이 1인 2개 번호를 쓰지 않는 한 휴대전화 회선 수의 자연적 최대치는 인구수와 비슷할 수밖에 없다”며 “정책적 지원을 받고 있는 알뜰폰을 없앨 수 없다면 이를 아군으로 끌어들이고, IoT 회선 영업 등에 집중해 휴대전화 밖에서 기회를 찾는 게 낫다”고 평가했다.
민영훈 언론인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