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마테이너의 무한도전’ 결국…
▲ ‘줌마테이너’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던 조혜련이 이혼을 선택해 팬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일요신문DB |
연예인들은 자신이 힘든 속사정을 전혀 모른 채 무작정 욕을 하거나 악성 댓글을 다는 대중들을 접할 때가 가장 힘들다고 말한다. 이혼이라는 개인적인 아픔을 극복해야 하는 과정에서도 연예인들은 온갖 루머와 악성 댓글로 인해 또 한 번의 상처를 받곤 한다. 이혼과 관련된 모든 서류 정리를 끝난 뒤 조혜련이 한국을 떠나 중국으로 향한 데에도 이런 이유가 자리 잡고 있을 터이다.
소속사를 통한 공식 발표에 따르면 이혼 사유는 ‘성격차이로 인한 불화’다. 그렇지만 대중은 성격차이라는 이유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한다. 이는 곧 이혼 사유를 둘러싼 루머로 연결된다. 조혜련이 일본에 이어 중국까지 진출하는 등 가정보다는 일에 너무 치중하면서 부부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느니, 조혜련이 연예계에서 잘나가는 반면 음반제작자인 남편 김 아무개 씨의 일이 잘 안 풀리면서 갈등이 생겼다느니 갖가지 설이 넘쳐난다.
심지어 종교 갈등이 이혼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는 설도 있다. 조혜련은 한국SGI(창가학회) 신자라고 밝혀 화제가 된 바 있다. SGI(Soka Gakkai International)는 일본 니치렌 정종에서 유래한 종교로 일본 내 780만 신자를 거느린 종교단체다. 한국에도 신자가 150여만 명이 있는데 국내에선 ‘남묘호렌게쿄’로 알려져 있다. 조혜련의 일본 진출은 이런 종교적인 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국내에선 낯선 종교인 터라 이를 두고 남편과 갈등이 있었다는 주장이 불거져 나온 것이다.
#한 번의 이혼 위기 겪어
조혜련은 통상적인 ‘쇼윈도우 부부’는 아니었다. 조혜련이 코믹 버전 팝 리메이크 앨범을 발매할 당시 음반 제작자인 남편 김 씨가 프로듀서를 맡기도 했으며 부부가 함께 방송에 출연한 경우도 많다. 또한 아들 우주 군과 함께 SBS <스타 주니어쇼 붕어빵>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무조건 화목하고 행복한 가정생활을 하는 것처럼 비춰지려 노력하진 않았다. 솔직함을 매력으로 내세운 조혜련은 부부 관계가 안 좋을 때에도 그런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지난 2009년 SBS <배기완 최영아 조형기의 좋은 아침> 출연 당시 조혜련은 “몇 년 전 남편에게 ‘이혼을 생각해 본 적 있느냐’고 물었더니 남편이 ‘우리를 소개해준 방송 작가를 죽이고 싶다’고 말해 충격을 받았다”고 얘기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조혜련의 소속사인 TN엔터테인먼트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로 당시에도 조혜련은 이혼 위기가 있었다고 한다.
또한 2010년 케이블 채널 MBC 드라마넷의 <부엉이>에 출연 할 당시엔 “남편이 아이들 앞에서 금연을 약속했지만 연이은 거짓말로 인해 각방을 쓰기로 했다”며 “남편이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한다. 뒤돌아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 행동하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금연 약속을 지키지 않아 각방을 쓴다는 얘긴 방송용 멘트로 간주할 수도 있지만 계속되는 거짓말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부분은 다소 수위가 높았다.
▲ 과거 KBS <일요일은 101%> 여걸파이브 코너에서 활동하던 조혜련의 모습. 조혜련이 일본·중국 등 해외 개그계에 진출하면서 가정의 위기가 시작됐다는 시선도 있다. |
조혜련의 지인들에 따르면 이미 몇 년 전부터 부부 사이가 불화를 거듭했다고 한다. 특히 이혼 위기의 정점에 이른 시기는 2009년이다. 반면 연예인 조혜련에게 2009년은 절정기였다. 무모해 보이는 일본 개그계 진출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뒤 국내로 돌아온 조혜련은 더욱 바쁜 행보를 보였다. 일본어 관련 서적을 출간해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만큼 남편 김 씨와의 의견 대립이 많았을 수도 있는 시기였다. 우선 조혜련이 2010년에 중국 진출을 선언한 것을 감안하면 이미 2009년부터 중국 진출에 대한 준비에 들어갔을 것이다. 또한 케이블채널 Story on의 <슈퍼맘>에 출연하며 아이들의 방송 노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도 2009년이다. 이런 조혜련의 행보는 2010년, 2011년 그리고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조혜련은 2000년 중반 이후 이성미 이경실 박미선 등 선배 개그우먼들과 달리 해외 진출을 비롯해 다방면으로 활동하며 ‘줌마테이너’라는 호칭을 얻게 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도전을 하려는 조혜련과 남편 김 씨 사이에 의견 충돌이 지속돼 온 것으로 보인다.
2009년 SBS <배기완 최영아 조형기의 좋은 아침> 출연 당시 조혜련은 “이렇게 생각이 불일치하는데 앞으로 40~50년 동안 같이 살 필요가 있나 생각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거듭된 의견 불일치가 부부 사이에 불화를 만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조혜련의 소속사 관계자를 비롯해 몇몇 측근 연예인들은 이미 부부 사이에 문제가 있음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처럼 전격 이혼에 이를 것이라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고 한다. 조혜련의 한 측근은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다는 얘긴 종종 들었지만 이렇게 이혼까지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얘기한다. 소속사 관계자 역시 “이혼 관련 움직임에 들어간 것은 알고 있었지만 숙려기간 동안 얘기가 잘 될 거라 믿었는데 결국 이혼에 이르러 안타깝다”고 말한다.
이혼을 준비하는 동시에 출연 중인 프로그램을 모두 정리한 조혜련은 이혼 소식이 알려진 직후 중국으로 떠났다. 예정된 중국 유학을 잠시 떠나는 것일 뿐 활동 중단은 아님을 강조한 만큼 머지않아 시청자들의 곁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