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27일 방송되는 KBS '시사 직격' 150회는 '중독의 비즈니스 동남아 마약 루트를 가다' 편으로 꾸며진다.
태국 등 동남아를 주요 거점으로 해 이루어지고 있는 마약 관광과 해외 마약 밀수, 유통 구조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지난해 '2022 대한민국 마약 보고서' 방송 이후 자신도 마약 중독에 빠졌다는 내용이 제보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마약을 하기 위해 해외를 찾는다는 제보가 접수되었다. 사람들이 마약을 하기 위해 태국 등 동남아 국가를 찾는다는 것이다.
지난해 6월 태국 정부는 아시아 최초로 대마 사용 및 재배를 합법화했다. 유명 관광지인 만큼 우려가 끊이지 않은 가운데 주태국 대한민국 대사관은 국민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당부에도 '대마관광'은 현실화가 되어가고 있다.
제보자 A씨는 "지인이 올 초 태국으로 대마관광을 간다"고 밝혔다. 제보자 B씨는 태국에선 대마 및 마약류를 쉽게 구할 수 있다며 호텔까지 배달이 가능하다고 말해 제작진을 놀라게 했다.
태국을 방문한 제작진은 길거리 대마 상점들에서 한국인들의 대마 구입 정황을 포착했다. 더불어 호텔에 '마약 배달'을 온 태국인 마약상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았다.
태국 마약상은 "1년 동안 한국인에게 마약을 많이 팔았어요. 연령대는 20~40대로 여자들과 호텔이랑 클럽에 가서 해요"라고 말했따.
대마 합법화 이후 태국 현지에선 각종 부작용과 마약 관련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 태국 북동부 시골 마을에서 일어난 보육시설 총기 난사 참사는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낮잠을 자던 24명의 아동을 포함한 38명이 목숨을 잃었다.
마약 복용 혐의로 해고되었던 전직 경찰인 범인은 범행을 저지른 사건 당시에도 마약에 취해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현지에선 코카인, 필로폰, 야바 등과 같은 마약류가 흔히 유통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제작진은 마약류가 쉽게 거래되는 현장과 보육시설 총기 난사 사건의 피해 유가족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2021년 관세청이 압수한 마약 1272kg은 6400만 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우리나라 국민 5164만 명을 뛰어넘는다. 마약류 공급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대한민국은 역사상 가장 싼 가격에 마약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되면서 수요계층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골든 트라이앵글'이라 불리는 태국과 미얀마, 라오스의 국경지대산 마약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관세청에서는 2021년 한국에 들어온 필로폰 577kg 중 80%가 동남아산 필로폰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현지에 비해 30배가 넘게 비싼 가격으로 팔 수 있기 때문에 동남아 마약상들에게 한국은 마약의 '신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동남아산 마약은 인편, 항공편, 배편을 통해 전 세계로 퍼진다. 그러나 각국의 세관이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 우리나라는 전국 50개 세관 중 마약탐지기(이온스캐너)를 보유하지 않은 곳이 26곳에 달한다. 기존 x-ray로는 사람이 일일이 판별해야 하기 때문에 소량의 마약이나 신종 마약 적발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동남아산 마약이 국내에 유통되는 구조를 태국, 라오스 등 동남아 현지 취재를 통해 확인해 보았다. 또한 그 과정에서 국내 마약 조직이 필로폰을 밀수해오는 주요 국가 중 하나인 라오스에 한국인이 수감되어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라오스 공항에서 1kg가량 되는 마약을 운반한 혐의로 3년째 수감 중인 유영석 씨(가명)와 그의 가족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지난 방송에서 두 아이의 엄마 이미진 씨(가명)가 마약 중독에 빠지는 과정이 공개돼 충격을 안겼다. 미진 씨의 친엄마가 딸을 구속시켜 달라며 탄원서를 낸 사연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두 아이 엄마 미진 씨는 마약 중독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을까.
마약 중독자 이동재 씨(24)는 마약 중독에서 벗어나고자 스스로 정신병원에 6차례 입원하고 경찰에 자수까지 했다. 하지만 중독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최근 이동재 씨는 단약 과정을 SNS에 공개하기로 했다. 자신의 모습을 공개해 마약의 위험성을 알리고 단약에 꼭 성공하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마약 중독자 스스로 치료를 결심했을 때는 이미 늦은 뒤라고 조언한다. 법적으로 문제가 됐을 때가 가장 빠른 시기이자 골든타임이라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더불어 개인의 의지만으로 중단하기 어려운 '질병'의 속성을 가진 마약중독은 질병으로서의 치료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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