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둘째가라면 서러워 나는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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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요신문> 창간 20주년을 기념해 한자리에 모인 4대 스포츠 명장들. 왼쪽부터 전창진 부산 KT 감독, 최강희 축구대표팀 감독,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 전영기 기자 yk000@ilyo.co.kr | ||
김성근(김): 와, 이렇게 모이니까 정말 대단한 자리라는 생각이 드네. 최강희 감독, 신치용 감독, 그리고 전창진 감독까지,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감독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 것 같은데…. 여기에 내가 앉아 있어도 되는지 모를 정도로 구성 자체가 엄청나.
전창진(전): 선생님,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십니까. 선생님이 계시니까 이 자리가 더 대단해 보이는 거죠. 제가 평소 선생님 팬이잖아요. 지난번에 고양 훈련장으로 직접 찾아가 뵙기도 했을 정도로요. 평소 존경하는 감독님들을 여기서 뵐 수 있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신치용(신): 역시, 전 감독은 분위기를 잘 이끄시네. 나도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있어 이 자리에 참석하기가 어려웠는데, 다른 감독님들을 직접 뵈려고 나왔습니다. 김성근 감독님께 여쭤보고 싶은 것도 있고요.
최강희(최): 전 아무래도 대표팀을 맡고 있는 상황이라 이 자리가 조금은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참석 제안을 받고 정중히 거절했다가 워낙 의미가 있는 만남인 것 같아 고심 끝에 수락을 했어요.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지도자로 꼽히는 분들이라 한수 배워간다는 생각에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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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 명의 명장들이 지난 2일 서울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모여 담소를 나눴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전: 하하, 내라면 내야죠. 그런데 제가 알기론 신 감독님이 대한민국 감독들 중 최고의 대우를 받고 있다고 들었어요. 연봉은 몰라도 현재 삼성화재 전무시잖아요. 감독에서 잘려도 임원직은 계속 유지가 되는, 그런 행복한 감독이 또 어디 있겠어요?
신: 그래도 전 감독보다는 못해요(웃음).
전: 어이쿠, 감독님,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되죠. 전 지금까지 구단과 계약하면서 얼마를 달라고 말한 적이 없었어요. 솔직히 KT 오기 전까진 좋은 대우를 받지 못했습니다. 우승 감독치고는. KT 와서 제대로 된 몸값을 받는 것 같아요. 사실 감독 입장에선 코치나 트레이너, 매니저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중요해요. 그들의 처우 개선이 있어야 감독도 위신이 서거든요.
김: ‘돈’이라는 건 그 사람의 가치를 말해줘요. 내가 LG와 계약 맺을 때, 사장이 하는 말이 ‘김 감독은 우승 경험이 없기 때문에 연봉을 많이 줄 수 없다’고 얘기하더라고. 최약체팀으로 꼽혔던 쌍방울 전력으로 2위까지 올랐는데, 그 해 우승한 현대 김재박 감독을 비유하면서 내 연봉을 책정하는 모습에 무척 자존심이 상했어요.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연봉을 어느 정도로 해달라고 요구했었죠. SK와 재계약하면서 계약금 8억 원에, 연봉 4억 원으로 최고 대우를 받았어요. 내가 올라가야 다른 감독들의 대우도 올라간다고 생각했고, 그 후 감독들 연봉이 모두 상향 조정됐어요.
최: 축구는 계약금 제도가 없어요. 프로연맹에서 다 없애 버렸어요. 계약금을 안 주면 연봉이라도 많이 줘야 하는데, 두 가지 다 줄이는 바람에 손해 보는 부분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상하게 ‘돈’에 대해 얘기할 때 서로가 애매해지더라고요. 아무리 ‘프로’라고 해도 선수도, 감독도, 돈 문제를 꺼내는 게 가장 어렵습니다.
#벌금에 대한 수다
신: 감독이 심판한테 항의하다 벌금을 낼 때가 많잖아요. 전 이번에도 심판한테 항의하다 200만 원의 벌금을 냈는데, 재미있는 건 상대 심판은 50만 원밖에 내지 않았다는 사실이죠(웃음).
전: 어휴, 감독님, 벌금에 관해선 제가 최고일걸요(웃음)? 전 한 시즌 끝날 때마다 보통 1000만 원에서 2000만 원은 기본으로 내요. 사실 항의라는 게 가끔은 선수단 분위기를 쇄신시키기 위해 일부러 강하게 어필할 때도 있잖아요. 나름의 극약처방으로요.
신: 맞아요. 일부러 그럴 때가 있어요. 선수들한테 자극을 주기 위해서. 그런데 그런 속사정을 모르고 ‘왜 그렇게까지 하느냐’라고 말하는 구단관계자들을 대할 때는 김이 새버려요.
김: 나도 벌금과 관련해선 할 말이 많은 감독이에요(웃음). 쌍방울에 있을 때 현대하고 경기하면서 퇴장을 네 번이나 당했어요. 당시 현대의 선수 구성이 어마어마했고, 선수단 운영비도 비교조차 안 될 정도로 대단했거든요. 위축되고 자신감 없어 하는 선수들에게 뭔가 느낌을 주고 싶어 일부러 심판하고 싸우고 그랬어요. 선수들이 감독 모습을 보고 승부욕에 불타게 되는 거죠.
최: 저도 퇴장당한 아픔이 있습니다. 정말 화가 날 때는 테크니컬 파울이 겁나지 않아요. 심판도 잘못한 걸 알면 쉽게 휘슬 불지 못하거든요. 심판들도 선후배가 있고 나름의 리스트를 갖고 감독들을 대해요. 그들 세계에 대해선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어요. 그런데 농구 경기를 보니까 테크니컬 파울 하나에 분위기가 완전 뒤바뀌던데, (전창진 감독을 향해) 실제로는 어때요?
전: 농구는 흐름이에요. 순간의 흐름이 끊기면 10점 이상이 왔다 갔다 해요. 그러다보니까 심판 판정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어요. 여러 종목 중에서 심판들과 가장 밀접하게 대응하는 감독이 농구 감독일 거예요. 한순간의 판단 착오에 의해 잘나가던 경기 흐름이 뒤집힐 때가 많거든요. 더욱이 플레이오프나 챔피언결정전 같은 데서 그런 오심이 나오면 감독 입장에선 속이 뒤집히죠. 오죽했으면 양복 상의를 벗어던지겠어요.
신: 배구는 서브를 8초 안에 넣어야 하거든요. 심판이 어느 팀을 미워해서 휘슬을 1초씩 빨리 분다고 생각해봐요. 겨우 1초겠지만 코트에선 그 1초가 선수들 마음을 조급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해요. 그렇게 흐름을 끊은 심판도 있어요. 그걸 알면서도 항의할 수가 없어요. 증거를 댈 수가 없으니까.
#이럴 때 그만두고 싶다!
김: 성적이 안 나왔을 때가 가장 힘들죠. 프로 감독을 맡고 나선 구단과 트러블 있을 때마다 집에 가서 아내에게 ‘집에 돈 좀 있어?’하고 물어봤어요. 감독 그만둘 경우 생활하는 데 지장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는 차원이었죠.
최: 2008년 시즌 개막 후 1무4패로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던 적이 있어요. 1위팀 승점이 15점이었을 때 전북은 승점이 겨우 1점이었거든요(모두 웃음). 팬들이 들고 있어났어요. 감독 내보내야 한다고. 그런데 전임 감독도 팬들이 나가라고 성화를 부려 결국 쫓겨나다시피 했거든요. 최강희마저 팬들에 의해 등 떠밀려 나가면 전북에는 불명예스런 전통이 이어지는 거잖아요. 묵묵히 자리 지키며 선수들의 마음을 다독였습니다. 지도자는 팀이 위기에 처했을 때, 그걸 뚫고 나오는 힘이 있어야 해요.
신: 지난 시즌, 우리 팀이 꼴찌로 떨어졌을 때가 최고의 위기였죠. 매번 우승을 하다가 딱 한 번 꼴찌를 했을 뿐인데, 정말 오만 가지 얘기들이 제 귀를 맴돌더라고요. 그때 선수들을 모아서 새벽까지 술을 마셨어요. 그러면서 선수들한테 “지금 우리가 꼴찌를 하고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 한 단계씩 밟고 올라가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다면 팬들에게 아주 멋진 감동을 선물해줄 것 같은데, 어떻게 하겠느냐”라고 물었습니다. 그날 새벽 1시 반까지 술 마시고 들어가서 새벽 6시에 운동장에 집합했어요. 눈이 수북이 쌓인 운동장을 서른 바퀴나 뛰었어요. 그때 선수들의 마음에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아요. ‘할 수 있다’란 공감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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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 중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는 전창진 동부 감독. 일요신문DB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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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최강희 축구대표팀 감독. 일요신문DB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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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연합뉴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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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 사진제공=삼성화재 | ||
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잖아요. 나이가 많아서 그런지 제자들 중에 지도자의 길을 걷는 사람이 많아요. 성적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지도자를 배출해내는 것도 보람이 있는 것 같아요.
전: 지금 LG 사령탑인 김기태 감독도 선생님 제자이시죠?
김: 쌍방울에 있을 때 제자의 인연을 맺었어요. 김기태 감독은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꿈이 분명한 지도자예요. 시작하기 전부터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 그래도 워낙 심지가 굳은 사람이라 잘해내지 않을까 싶어요. 역대 LG 감독들 중에서 가장 특색이 있는 스타일이라고 봐요.
신: 초보 감독들이 범하는 실수들 중에 ‘모양’을 중시하는 부분이 있어요. 신영철 대한항공 감독은 저랑 오랜 인연을 맺은 사이입니다. 선수 때 내가 감독이었으니까요. 신 감독이 LIG로 감독 부임해서 옮겨갔을 때 딱 보니까 ‘모양’과 ‘형식’을 중요시하더라고요. 아니나 다를까,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그 팀을 나와야 했습니다. 신 감독이 대한항공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이유는, LIG 때의 생각과 틀을 버렸기 때문이에요. 지금은 완전 달라진 신 감독만의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어요.
최: 제가 갑자기 대표팀으로 오면서 이흥실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전북현대를 이끌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흥실 감독대행이 있었기 때문에 팀을 나오는 데 있어 조금은 덜 미안했는지도 몰라요. 저와 모든 걸 함께했던 코치였고, 훈련 프로그램부터 선수단 일정까지 다 관여했던 사람이라 크게 걱정할 게 없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감독 자리에 앉은 이 감독대행의 모습을 보니까 많이 불안해 보이더라고요. 전화 통화도 하고 용기도 주고 나름 노력을 했는데, 계속 힘들어하는 표정이었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더니 벤치에서의 초조한 표정이 거의 자취를 감췄더라고요. 그러면서 전북이 성적을 내기 시작했어요.
전: 전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가지 못하고 탈락하면 아예 농구를 보지 않아요. 그런데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다른 일도 있고 해서 열심히 시청했거든요. 강동희, 이상범 감독 모두 3년차인데, 강 감독이 정규시즌 성적과 기록의 신화를 이루더니 챔프전에선 정규리그 때의 전술이 사라지고 성적을 내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더라고요. 그 이유가 ‘이상범한테만은 지고 싶지 않다’는 일종의 라이벌 의식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저도 그랬거든요. 저 또한 용산고 4년 후배인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을 많이 의식했어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유 감독한테만은 지고 싶지 않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경기에 영향을 미치다보니 제가 꾸려가고자 하는 플레이가 안 되더라고요. 감독끼리의 신경전은 선수들한테 악영향만 미치는 것 같아요.
#선수를 믿는다?
신: 김 감독님께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요. 흔히 선수를 믿으라고 얘기하는데, 감독님은 선수를 믿으십니까?
김: 전, 선수 안 믿습니다. 제 판단을 더 믿는 편이죠. 흔히 언론에서 ‘믿음의 야구’ 운운하는데, 그건 기자들의 생각이고, 실제론 그렇지 않아요. 제가 지바 롯데에서 몸 담고 있을 때, 발렌타인 감독이 좋아하는 선수가 있었어요. 그런데 그 선수는 허구헌날 술 먹고 새벽에 들어왔습니다. 감독만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죠. 감독은 자기 눈으로 직접 보고 판단해야 해요. 코치들의 의견은 참고할 뿐, 자신의 주관과 판단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이리저리 끌려 다녀선 절대 안 되는 거죠.
신: 실제로 챔피언결정전이 내일인데 밤에 나가서 노는 선수가 있어요. 한때는 제가 방문 열어 놓고 보초 선 적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도망가는 놈이 있어요. 전 훈련만 믿습니다. 선수는 믿지 않아요.
김: 야구에서도 한국시리즈 앞두고 골프 치러 간 선수도 있었어요. 한국시리즈 마치고 그 사실을 알게 됐어요. 만약 그 전에 알았더라면 그 선수는 아웃됐을 겁니다.
전: 제 입장에선 선수를 믿지만 경기할 때는 믿지 않아요. 인간적인 신뢰를 갖고 있으면서도 경기력과 관련해선 제 판단을 더 우선시하는 편이에요.
김: 선수뿐만 아니라 코치들이 인기를 염두에 두고 선수 편을 드는 사람이 있어요. 그럴 때는 선수와 관련된 보고도 제대로 안 해요. 전 모든 걸 제가 직접 보고 느끼고 판단하려 했습니다. 선수가 아픈 것도 직접 확인해야 했어요. 제가 좋아하는 말 중에 이런 내용이 있어요. ‘중간관리자는 고민이 있어도 술 마시고 잠을 자지만, 사장은 아무리 많은 술을 마셔도 그 고민 때문에 잠을 못 잔다’라고요. 성적이 안 좋다고, 선수가 잘 따라오지 않는다고 해서 그 괴로움에 밤을 지새우며 고민에 빠지는 코치가 있을까요? 선수들하고 같이 술 먹고 어울리는 코치도 있을 정도인데….
최: 저도 전북현대 맡고 나서 6개월 넘게 사표 써서 품고 다녔어요. 거의 목 내놓고 일한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구단에서 뭐라고 하면 당신들이 감독하라고 받아쳤어요. 그런 모습에 선수들이 절 믿고 따라오더라고요. 이전까진 구단 눈치보고 아부하고, 그런 지도자들이 많았던 거죠. 감독은 자존심이 생명입니다. 그 자존심을 지키지 못하면 죽은 목숨인 셈이에요.
김: 최 감독님은 저랑 많이 비슷하시네요. 성적이 나쁘면 자르면 돼요.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그런 자존심을 세우는 걸 이상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더 많죠.
치열한 승부에 사는 승부사들이다보니 내색 못하는 병들을 달고 산다. 14년 전에 신장암 수술을 받고 코치들한테조차 자신의 투병 사실을 숨겼다는 김성근 감독은 최근 어깨 통증이 심하다고 호소한다. 일본에서 다리를 다쳐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캠프 내내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런 사람이 현재 선수들을 가르치면서 하루에 500~1000여 개의 배팅을 직접 해 보인다. 아플 틈이 없다.
전창진 감독의 몸은 ‘종합병원’이나 다름없다. 불면증, 스트레스, 흡연 등으로 인해 감기 몸살을 달고 산다. 한때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에 걸려 감독직을 수행하는 데 위기를 맞기도 했었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몸을 돌볼 정도로 시간적, 정신적인 여유가 없다. ‘기러기 아빠’인 그는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1년에 딱 2주밖에 안 된다. 시즌 마치고 휴가 때 캐나다에서 보내는 시간이다.
최강희 감독은 만성 두통에 시달린다. 원인은 스트레스다. 알면서도 고칠 수 없는 병이 두통이라고 한다. 유일하게 신치용 감독만 건강 체질이다. 그러나 그 또한 무리한 음주로 인해 몸이 살짝 망가질 때도 있었다. 그래서 새벽마다 러닝머신을 달리며 건강을 지키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다.
인터뷰 말미에 4인의 감독들에게 똑같이 물었다. 당신이 생각하는 ‘감독’이란? 이 질문에 4명의 감독 모두 똑같은 대답을 내놓았다. 감독이란 외롭고 힘든 자리지만 한 번은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이영미 기자 riveroflym@ilyo.co.kr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
가장 큰 고민은
최강희 ‘주영이를 어찌할꼬…’ 끄응~
아무리 잘나가는 감독이라고 해도 각자 고민 한두 가지 이상은 갖고 있기 마련. 4인의 감독들한테 말 못할 고민 한 가지씩을 털어놓아달라고 부탁했다.
최강희 감독은 ‘당연히’ 월드컵 최종예선전을 어떻게 치르느냐에 대한 고민이 한가득이었다. 박주영의 병역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최 감독에게 내색 못하는 걱정을 안겨주는 듯했다.
김성근 감독은 고양 원더스를 어떻게 끌고 가느냐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었다. “지난 12월보다는 어느 정도 선을 넘어섰다. 2군하고는 상대가 안 될 줄 알았는데 이긴 적도 있었다. 그러나 정식 경기에서 맞붙을 때 어떤 결과를 나타낼지 잘 모르겠다. 난 우리 선수들이 1군 프로팀에 많이 뽑혀 올라갔으면 좋겠다. 그래서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선수들을 많이 발굴해 내는 게 목표다.”
그렇다면 신치용 감독은? “우리 팀이 10년째 드래프트에서 마지막 순번을 받는 바람에 좋은 선수들을 영입하는 데 애를 먹었다. 우리가 우승을 계속하는 한, 이런 상황은 바뀔 수가 없을 것 같다. 그러다보니 팀의 미래가 걱정이다. 창단 감독이다 보니 지금 당장의 성적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그만둔 이후의 이 팀이 어떻게 가게 될지, 그게 걱정이다.”
부산KT와의 재계약에 성공한 전창진 감독 입장에선 더더욱 부담과 스트레스 속에 살고 있다. “나는 빚지고 못 사는 사람이다. KT에서 엄청난 대우를 받고 있다. 그러다 보니 다음 시즌에 어떻게 해서든 우승을 해보이고 싶다. KT에 온 이후 지금까지 트레이드 얘기를 꺼내본 적이 없지만 오늘 구단 측에 처음으로 트레이드 얘기를 했다. 올해는 선수 욕심을 내보고 싶다. 그런데 막상 말을 해놓고 보니 그 이후가 걱정이다. 과연 내 결정이 선수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다.” [영]
감독들의 말말말
신 “욕먹는 건 괴로워” 김 “인터넷 끊으면 돼”
“힘들었겠네. 말도 못하고.”
→김성근 감독. 신치용 감독이 이끄는 삼성화재에 사위인 박철우가 속해 있다고 말하자, 그와 관련된 뉴스를 알고 있었다면서 그동안 힘들었겠다고 위로한다.
“TG삼보가 동부화재로 인수됐을 때 어수선한 분위기에서도 그해 정규리그 3위를 차지했다. 그러다 다음해 6강 플레이오프를 내다보고 있는 상황에서 2게임 앞두고 용병의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용병이 출국하고 말았다. 결국 7위로 플레이오프에 나가지 못했다. 그 후 구단 사장과 점심을 먹는데 두 시간 내내 나한테 욕을 하더라. 성적을 내지 못했다면서. 그때 속으로 ‘내가 여기서 일어나서 나가느냐, 사장한테 맞받아치느냐, 아니면 밥상을 엎느냐’ 이 세 가지 선택을 놓고 고민했다. 결국 그 다음해 통합우승을 이룬 후 사장이 다시 날 찾아왔지만 만나주지 않았다. 내 입장에선 그게 복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전창진 감독. 동부 사령탑을 맡고 있을 당시 구단 사장과 불편한 관계에 놓였던 상황을 설명했다.
“우승 얘기는 빼 달라. 앞에 신 감독이 앉아 계시는데, 우승 운운하는 게 우습지 않나.”
→최강희 감독. 꼴찌를 달리던 전북현대를 맡아 그해 FA컵 우승과 다음해 정규리그 우승, 그리고 AFC 우승 등 성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기자의 설명에 최 감독이 “15시즌 동안 13번 우승한 신치용 감독 앞에선 새발의 피”라며 한 마디 던진다.
“김 감독님이 ‘야신(야구의 신)’이시면 신 감독님은 ‘배신(배구의 신)’이시네요 하하.”
→전창진 감독. 감독의 별명을 얘기하다가 ‘야신’과 ‘배신’을 언급하면서 폭소.
“이 자리에는 감독직에서 잘려도 걱정 없는 분이 한 분 계세요.”
→전창진 감독. 신치용 감독이 감독 이전에 삼성화재 임원이라는 설명을 하면서 돈과 자리에 연연해하지 않는 유일한 감독이라고 설명.
“그래도 욕 먹는 건 괴로워.” “인터넷 안 보면 돼요.”
→전창진 감독의 설명을 듣고 있던 신치용 감독. 우승을 독식하는 바람에 욕을 바가지로 먹고 있다고 말하자, 옆에 앉은 김성근 감독이 인터넷 보지 말고 마음 편히 지내라며 조언을 한다. [영]
최강희 ‘주영이를 어찌할꼬…’ 끄응~
아무리 잘나가는 감독이라고 해도 각자 고민 한두 가지 이상은 갖고 있기 마련. 4인의 감독들한테 말 못할 고민 한 가지씩을 털어놓아달라고 부탁했다.
최강희 감독은 ‘당연히’ 월드컵 최종예선전을 어떻게 치르느냐에 대한 고민이 한가득이었다. 박주영의 병역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최 감독에게 내색 못하는 걱정을 안겨주는 듯했다.
김성근 감독은 고양 원더스를 어떻게 끌고 가느냐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었다. “지난 12월보다는 어느 정도 선을 넘어섰다. 2군하고는 상대가 안 될 줄 알았는데 이긴 적도 있었다. 그러나 정식 경기에서 맞붙을 때 어떤 결과를 나타낼지 잘 모르겠다. 난 우리 선수들이 1군 프로팀에 많이 뽑혀 올라갔으면 좋겠다. 그래서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선수들을 많이 발굴해 내는 게 목표다.”
그렇다면 신치용 감독은? “우리 팀이 10년째 드래프트에서 마지막 순번을 받는 바람에 좋은 선수들을 영입하는 데 애를 먹었다. 우리가 우승을 계속하는 한, 이런 상황은 바뀔 수가 없을 것 같다. 그러다보니 팀의 미래가 걱정이다. 창단 감독이다 보니 지금 당장의 성적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그만둔 이후의 이 팀이 어떻게 가게 될지, 그게 걱정이다.”
부산KT와의 재계약에 성공한 전창진 감독 입장에선 더더욱 부담과 스트레스 속에 살고 있다. “나는 빚지고 못 사는 사람이다. KT에서 엄청난 대우를 받고 있다. 그러다 보니 다음 시즌에 어떻게 해서든 우승을 해보이고 싶다. KT에 온 이후 지금까지 트레이드 얘기를 꺼내본 적이 없지만 오늘 구단 측에 처음으로 트레이드 얘기를 했다. 올해는 선수 욕심을 내보고 싶다. 그런데 막상 말을 해놓고 보니 그 이후가 걱정이다. 과연 내 결정이 선수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다.” [영]
감독들의 말말말
신 “욕먹는 건 괴로워” 김 “인터넷 끊으면 돼”
“힘들었겠네. 말도 못하고.”
→김성근 감독. 신치용 감독이 이끄는 삼성화재에 사위인 박철우가 속해 있다고 말하자, 그와 관련된 뉴스를 알고 있었다면서 그동안 힘들었겠다고 위로한다.
“TG삼보가 동부화재로 인수됐을 때 어수선한 분위기에서도 그해 정규리그 3위를 차지했다. 그러다 다음해 6강 플레이오프를 내다보고 있는 상황에서 2게임 앞두고 용병의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용병이 출국하고 말았다. 결국 7위로 플레이오프에 나가지 못했다. 그 후 구단 사장과 점심을 먹는데 두 시간 내내 나한테 욕을 하더라. 성적을 내지 못했다면서. 그때 속으로 ‘내가 여기서 일어나서 나가느냐, 사장한테 맞받아치느냐, 아니면 밥상을 엎느냐’ 이 세 가지 선택을 놓고 고민했다. 결국 그 다음해 통합우승을 이룬 후 사장이 다시 날 찾아왔지만 만나주지 않았다. 내 입장에선 그게 복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전창진 감독. 동부 사령탑을 맡고 있을 당시 구단 사장과 불편한 관계에 놓였던 상황을 설명했다.
“우승 얘기는 빼 달라. 앞에 신 감독이 앉아 계시는데, 우승 운운하는 게 우습지 않나.”
→최강희 감독. 꼴찌를 달리던 전북현대를 맡아 그해 FA컵 우승과 다음해 정규리그 우승, 그리고 AFC 우승 등 성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기자의 설명에 최 감독이 “15시즌 동안 13번 우승한 신치용 감독 앞에선 새발의 피”라며 한 마디 던진다.
“김 감독님이 ‘야신(야구의 신)’이시면 신 감독님은 ‘배신(배구의 신)’이시네요 하하.”
→전창진 감독. 감독의 별명을 얘기하다가 ‘야신’과 ‘배신’을 언급하면서 폭소.
“이 자리에는 감독직에서 잘려도 걱정 없는 분이 한 분 계세요.”
→전창진 감독. 신치용 감독이 감독 이전에 삼성화재 임원이라는 설명을 하면서 돈과 자리에 연연해하지 않는 유일한 감독이라고 설명.
“그래도 욕 먹는 건 괴로워.” “인터넷 안 보면 돼요.”
→전창진 감독의 설명을 듣고 있던 신치용 감독. 우승을 독식하는 바람에 욕을 바가지로 먹고 있다고 말하자, 옆에 앉은 김성근 감독이 인터넷 보지 말고 마음 편히 지내라며 조언을 한다.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