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2일 방송되는 KBS1 '한국인의 밥상'은 '따스한 한 그릇 엄마와 찌개' 편으로 꾸며진다.
보글보글 찌개 끓는 소리는 내 어머니의 밥 먹으라는 소리와 같다. 찌개는 참으로 평범하고 투박한 한 그릇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찌개'여야 어머니가 떠오른다. 추운 겨울 찌개 한 숟가락은 영영 잊을 수 없는 어머니 한숨이자 마음이다.
세상 무엇도 품을 수 있을 만큼 넉넉하여 어머니의 산이라 불리는 지리산. 이곳에서 20년째 자식들을 위해 장을 담그는 허점순 씨가 있다.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콩과 옻을 삶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점순 씨. 그의 정성으로 빚어낸 조선간장은 찌개부터 반찬까지 이곳저곳에 다 넣어 감칠맛을 내주는 이 집안의 보물이다.
세월이 흘러 부모보다 커버린 자식들이지만 본인 눈에는 아직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느껴진다고. 그런 자식들을 위해 점순 씨는 오늘도 팔을 걷어붙여 자식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본다.
마천면의 특산품인 옻을 이용해 직접 띄운 청국장과 또 다른 특산품인 흑돼지를 넣어 만든 '흑돼지청국장찌개'는 두 딸이 가장 좋아한다는 엄마의 찌개다. 아플 때나 화날 때, 슬플 때나 즐거울 때 항상 생각난다는 구수한 흑돼지청국장찌개는 돌아서면 생각나는 엄마의 찌개라고 한다.
또 막내딸인 연숙 씨가 임신했을 때 입덧이 심해 아무것도 먹지 못했으나 이것만은 술술 들어가 매일 찾았던 음식인 '고추장양념불고기'. 아궁이 불에 구워 그 불 앞에서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어 먹을 때 두 배로 맛있다고 한다.
평생을 퍼주어도 부족한 엄마의 사랑과 정성으로 만들어 낸 따뜻하면서도 구수한 한 상을 만나본다.
한편 이날 방송에는 붕장어짜글이, 와그라탕, 함경도 생태찌개, 연명죽, 통과메기김치찌개 등을 소개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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