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는 ‘뻥’ 문자는 ‘진심’ 어 그래?
현대인은 누구나 하루 평균 1~3번 크고 작은 거짓말을 한다고 한다. 곤란한 상황을 모면하거나 선의로 타인을 배려하기 위해서 등 목적도 다양하다. 그런데 놀랍게도 사람들이 가장 자주 거짓말을 하는 대상은 자신과 가까운 연인이나 배우자다. 특히 바람을 피울 때는 자연스레 거짓말이 늘어난다. 심리학 정보 사이트 ‘Psychology Today’는 연인의 거짓말을 간파하는 법을 소개했다.
한눈을 파는 연인이나 배우자가 제일 빈번하게 하는 거짓말은 자신이 있던 장소를 속이는 것이다. 즉 다른 이성과 데이트를 한 뒤 회사나 집에 있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남성은 새로운 이성을 만날 때, 여성은 옛 연인과 만날 때 거짓말을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럼 거짓말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비법은 뭘까? 가장 좋은 방법은 직감을 쓰는 것이다. ‘감’이라고 하니 왠지 어설퍼 보이지만 인간의 육감은 연인의 바람기를 잡으려 할 때 들어맞을 가능성이 의외로 크다.
심리통계학자 존 크러처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애인이 바람을 피우는지 알아맞힐 가능성은 남성은 50%, 여성은 85%라는 높은 확률이라고 한다.
흔히 상대의 행동패턴, 말하는 습관을 속속들이 알고 있으면 바람을 피우는지 금세 알아차릴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관념일 수 있다. 미국 텍사스대학 심리학 연구팀은 대학생 10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진실과 거짓을 섞어 말하는 사람의 동영상을 보여줬다. 한 그룹한테 장장 1시간 동안, 다른 한 그룹한테 15초간 영상을 보여줬다. 그 결과 불과 15초만 본 그룹이 1시간 영상을 본 그룹보다 거짓말을 짚어내는 능력이 훨씬 뛰어났다.
연구팀은 “남이 거짓말을 할 때 받아들이는 정보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혼동하기 쉽다”고 분석한다.
심리학에서 거짓말을 눈치 채는 법으로 곧잘 이용되는 보디랭귀지 관찰법도 인간의 직감에 바탕을 둔 것이다. 거짓말을 할 때 사람은 팔짱을 끼거나 다리를 꼰다. 이는 자기 보호 본능으로부터 비롯된 것인데 스스로의 몸을 만짐으로써 긴장감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아예 손짓 발짓이 하나도 없을 때도 유의해야 한다. 사람은 말할 때 그 리듬에 따라 자연스러운 몸짓이 나오게 마련이다. 그러나 숨기는 게 있을 때는 신체 움직임이 줄어들고 말과 말 사이에 일정한 시간을 둔다. 말에 집중할 뿐만 아니라 신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웃을 때 눈주름이 생기는지 살펴보는 것도 좋다. 인간은 의식적으로 눈 근육을 움직이는 게 힘들기 때문에 거짓으로 웃음을 터뜨릴 때는 눈가에 주름 생기지 않는다. 끊임없이 눈을 깜박이거나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할 때도 거짓말을 할 때다. 정반대로 빤히 쳐다볼 때도 딴 생각을 하고 있거나 거짓말을 하고 있을 공산이 크다. 대화 시 질문을 그대로 되묻는 경우도 잦다. 말을 꾸며낼 시간을 벌려는 것이다.
휴대전화 문자나 이메일의 경우 진실을 담았을 확률이 크다. 미국 코넬대학 심리학 팀의 조사에 따르면 500명의 성인 남녀 중 37%가 통화 시 연인에게 거짓말을 했다. 전화로는 표정을 바로 볼 수 없어서 거짓을 안 들킬 거라 으레 짐작한다. 이에 반해 대면 시에는 전체 중 27%, 문자나 메일로는 단 14%만 거짓말을 했다. 글로 남기면 어쨌든 증거가 남고 상대가 되풀이해 읽을 거라고 추측하기 때문이다. 또한 손 편지를 썼을 때는 꾹꾹 눌러 쓰거나 글자 사이 간격이 넓을수록 거짓을 쓸 확률이 높다고 한다.
직접 마주하고 물었을 때는 “예스”, “노”를 분명히 택할 수 있는 질문을 하는 게 좋다. 양자택일을 하게끔 물으면 대답하는 사람은 진실과 거짓 사이의 미묘한 영역에 들어가기가 힘겹다. 예를 들어 “어제 회사에 있었던 거야? 아니면 유원지에 놀러간 거야?”라는 식으로 확인한다. 하지만 이 경우 상대는 코너에 몰아세워진 느낌을 강하게 받으므로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아주 관계를 끊고 도망가 버릴 수도 있다.
조승미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