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총공세 ‘심권호(레슬링 금메달리스트)’ 빼고 ‘노민상(박태환 키운 지도자)’ 입수
▲ SBS는 런던올림픽을 겨냥해 일찌감치 스타 해설자 라인업을 구축했다. 사진은 노민상 교수. 이종현 기자 |
IOC로부터 중계권을 단독으로 확보한 SBS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단독으로 중계했다. 마침 김연아의 우승과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맥이 터지며 광고시장에서도 대박을 터뜨렸다. 하지만 이번 런던올림픽은 보편적 시청권 논쟁이 벌어진 가운데 ‘코리아 풀’을 다시 구성해 전통의 스포츠중계 강자인 MBC, KBS와 시청률 전쟁을 펼치게 됐다.
올림픽의 경우 비디오(화면)와 현장음은 국제신호(International Signal)로 제작되는 까닭에 모든 방송사가 동일하다. 따라서 아나운서와 해설자의 개인기에 따라 시청률이 달라진다. 당연히 올림픽과 같은 대형 스포츠이벤트를 앞두고 각 방송사는 기존의 종목별 스포츠해설위원 라인업을 강화한다.
▲ 차범근은 월드컵에 이어 다시 축구 해설을 맡았다. |
이밖에도 노민상 교수는 ‘마린보이’ 박태환을 직접 키운 스타 지도자이고, 송희 코치는 한국 리듬체조의 요정 손연재를 가르쳤다. 조종형 감독은 ‘펜싱스타’ 남현희의 스승이고, 정국현, 전기영, 박장순, 양영자, 홍수환 등은 해당 종목에서 설명이 필요 없는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2004년 아테네에 이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파격적인 흥분 해설로 화제와 함께 구설에 오른 심권호가 빠졌다는 점이다. 심권호는 반말, 막말 및 비속어 사용과 극도의 흥분된 샤우팅 해설로 파문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SBS가 심권호에 이어 2010년 밴쿠버에서 제갈성렬 해설파동을 겪으면서 시청자의 비난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징계를 우려해 제외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또 현역 IOC 선수위원으로 국회의원 당선자가 된 태권도의 문대성도 표절논란을 의식해 전격 교체됐다.
#뒤늦은 KBS·MBC
한편 MBC와 KBS 측은 <일요신문>의 취재요청에 “아직 최종 확정이 안 됐다”고 답했다. 검증된 기존의 스타 해설자를 바탕으로 하되, 등장만으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잡아당길 깜짝 스타 해설자를 영입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일단 ‘즐기는 해설’을 표방하는 MBC에서는 강신우(축구), 김수녕(양궁), 장지원(태권도), 윤여춘(육상), 안효작(역도), 안천영(레슬링), 이유성(탁구) 등 기존의 간판 해설자가 건재한 가운데 임오경이 빠진 핸드볼 등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박태환 금메달 때 ‘세계신기록 운운’으로 문제를 일으킨 수영의 박석기 위원은 교체됐고, 배드민턴도 방수현이 미국으로 가면서 빠졌다. 보통 6개월 전에 준비를 하는 예전에 비해 크게 늦어졌지만 오는 6월 1일 해설자 모임을 갖고 본격적인 중계방송 준비에 착수할 계획이다. 한체대에서 스포츠 해설을 강의하는 등 학문적으로 이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 한광섭 MBC 아나운서는 “파업으로 어려운 점이 있지만 MBC는 스마트 기기를 통해 시청자 해설을 시도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로 나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분하면서도 권위 있는 해설이 트레이드마크인 KBS도 이용수(축구), 이원희(유도), 한명우(레슬링), 전병관(역도), 이은경(양궁)은 변함이 없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김동문이 빠진 배드민턴, 안재형·자오즈민이 나간 탁구 등에서 적임자를 물색하고 있다.
이들 전문 해설가 외에 올림픽이 다가오면 2008 베이징 올림픽의 추성훈(유도)과 같은 깜짝 보조해설이나 연예인 해설(이상 MBC) 등도 활용될 가능성도 높다고 한다.
한편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는 ‘전파낭비’ 논란을 잠재우고, 시청권 보장을 위해 스포츠 중계방송 발전협의회(Korean Sports Broadcast Development Association) 구성 후 지상파 방송 3사가 협의를 거쳐 합동중계방송을 한다. 예전 올림픽에서는 전 종목을 예선부터 3사가 무한경쟁 중계방송을 했으나 이번에는 주요 12개 종목을 순차 방송한다. 즉 한국선수가 출전하는 준결승·결승전 및 시상식은 2사 생방송, 1사 딜레이 형태로 중계한다. 또 8강 이하의 경기는 12개 종목을 3개 그룹으로 나눠 방송사별 중계를 한다. 총 방송권료는 3100만 달러이고, 이를 KBS가 40%, MBC와 SBS가 각각 30%씩을 분담한다.
유병철 스포츠전문위원 ein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