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 없는 ‘스캔들’만 요란
이런 탓에 까르푸 본사가 한국까르푸를 매각하고 한국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늘 거론돼 왔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국내 유통 3강의 경쟁이 가열되면서 이들의 까르푸 인수 의향에 대한 소문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
까르푸 인수 소문 주체로 자주 거론됐던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농협 하나로마트와 제휴해 할인점 진출을 선언했다. 롯데가 최근 롯데쇼핑 상장으로 얻게 된 천문학적인 자금을 까르푸 인수전에 쏟을 것이란 관측도 등장했던 바 있다. 그러나 이들 기업들은 까르푸 인수전 참여를 공개적으로 인정한 적이 없다. 반면 신세계는 얼마전 구학서 사장의 인수의향 발언을 통해 까르푸 인수의사를 분명히 했다.
까르푸 측은 한국시장 철수 가능성을 줄곧 부인해왔다. 그러나 최근 한국까르푸의 주요 경영진이 한국을 떠나 다른 곳에 발령 나거나 주요 이사진이 추가로 한국을 떠날 것이란 소문이 나돌면서 매각설을 부채질하고 있다.
까르푸 매각의 최대 관건은 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2년 전 가장 먼저 까르푸 인수 소문의 주인공이 된 현대백화점에 대해 ‘까르푸가 1조 5000억 원을 제시해 협상이 결렬됐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이마트 추월’이란 명분하에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돼 온 롯데마트는 지난해말과 올 초 사이 1조 2000억 원 수준에서 까르푸측과 협상을 벌였다는 소문에 휩싸이기도 했다.
반면 가장 늦게 시동을 건 셈인 신세계는 “돈은 얼마든지 있다”는 입장을 보인 것은 인수합병 협상 사례에선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한 까르푸의 입장도 이례적이긴 마찬가지다. 지난해부터 국내 주요 유통사업자와 사례로 인수합병설이 거론됐지만 그때마다 ‘추가 투자’를 내세우며 강력히 부인해왔다. 때문에 이런 까르푸의 태도가 ‘몸값 높이기’ 차원으로 받아들여 지기도 한다. 때문에 신세계의 인수 공개 선언이 어떤 식으로 구체화될지 주목된다.
천우진 기자 wjch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