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축 예고에 예매 몰려…경기 지속 관전 등 ‘축구장 매너’ 학습 열중
오는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23 K리그1 6라운드 FC 서울과 대구 FC의 경기에는 임영웅의 시축이 예정돼 있다. 임영웅을 직접 보려는 팬들이 몰려 상당수 예매가 진행됐다. 경기장 양측 골대 뒤 구역을 제외한 대부분 티켓이 동났다. 이번 시즌 최다관중 기록 수립이 유력하다.
임영웅은 개인 소셜미디어에서 팔로우한 계정이 자신의 공식 계정을 포함해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엘링 홀란드(노르웨이) 단 셋뿐이다. 중학생 시절까지 축구부 활동도 했다. 이 같은 임영웅의 축구사랑은 팬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시축이 성사된 배경도 흥미롭다. 임영웅 측에서 먼저 서울 구단 측에 제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소속 기성용·황의조 등과 친분 덕이다.
인기 연예인의 시축, 하프타임 행사 등은 '양날의 검'으로 불린다. 축구장 문화에 친숙하지 않은 연예인이 의도치 않은 실수를 범하는 경우가 있다. 홈팀이 아닌 상대팀 상징 색상의 의상을 입거나 원정 응원단을 위주로 팬서비스를 해 홈팬들의 빈축을 산 사례도 있다.
이외에도 연예인에만 관심을 가지는 팬들이 행사를 마치면 경기가 진행 중임에도 관중석을 빠져나가는 일도 있다. 연예인의 사진을 찍기 위해 대형 카메라가 등장해 다른 관중들의 관전에 불편을 주기도 했다.
이번 임영웅의 서울월드컵경기장 방문에는 이 같은 우려를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임영웅을 보려는 팬들로 경기장은 붐비겠지만 팬들은 경기장 방문 전 사진 촬영 자제, 경기 관전 지속 등 '축구장 매너'를 사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영웅은 '어느 한 팀의 팬이 아닌 축구팬'이라며 팬들에게 의상 색상 관련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임영웅 팬클럽 단체복의 색상이 이번 경기 원정팀 대구와 유사한 탓이다.
임영웅과 팬들의 이 같은 배려는 최근 축구협회의 행정과 맞물려 대비를 이룬다. 축구협회는 승부조작범을 포함해 징계 중인 축구인 100인의 사면을 갑작스레 발표해 거센 비난을 샀다. K리그 각 구장에는 강한 비판 걸개도 등장했다. 이상윤 해설위원은 "임영웅 씨와 팬들이 그 정도로 축구에 대해 진심일 줄은 몰랐다"며 "이번 축구협회 사태를 바라보면 과연 누가 진짜 축구를 아끼는지 모르겠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임영웅 씨의 축구장 방문이 기대된다. 내가 현장에서 해설을 하기 때문에 더 그렇다"며 웃었다.
오는 경기와 관련해 성민 서울 구단 홍보팀장은 "현재 3만 5000장 정도 예매가 진행됐다. 예매 오픈 첫날 특히 많이 몰렸는데 그때는 무서울 정도였다"며 웃었다. 이어 "임영웅 팬클럽 분들 중엔 축구장에 처음 오시는 분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문의 전화도 많은데 전화 통화에서도 매너가 좋다. 우리 서울 팬분들도 최대한 그분들을 환영할 준비가 돼 있는 것이 느껴진다. 구단도 불편함 없이 경기가 진행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영웅 효과'에 타 구단 팬들도 '영웅 방문'을 희망할 정도다. '리그 홍보대사가 됐으면 좋겠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바쁜 일정이 이어지는 연예인에게 홍보대사를 맡기면 서로 힘든 부분이 종종 있다. 임영웅 씨가 홍보대사를 해주신다면 감사하겠지만 현재 진행된 바는 없다. 우리로서도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