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범 등 사면 결정 이후 철회에도 여론 반발
이들 3인은 3일 저녁 나란히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각각의 소셜 미디어에서는 검은 바탕의 사진을 함께 게시하며 현재 이들이 맡고 있는 축구협회 부회장 또는 위원장직에서 사퇴할 뜻을 전했다.
앞서 폭풍이 몰아쳤던 대한축구협회다. 이들은 지난 3월 28일 우루과이전 직전 이사회를 열고 승부조작범 및 징계 중인 축구인 100명의 사면을 발표했다.
갑작스러운 발표에 여론이 요동쳤다. 특히 축구계를 뒤흔든 승부조작범들에게 '면죄부'가 주어진 것에 대한 반발이었다.
결국 협회는 일주일을 버티지 못했다. 이들은 31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사면 조치를 철회하기로 했다.
하지만 후폭풍은 이어졌다. 협회 임원을 맡고 있었던 이영표, 이동국 부회장, 조원희 사회공헌위원장에 화살이 돌아간 것이다. 이들은 사면을 결정한 이사회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면 논의가 진행되던 당시, 반대 의견을 낸 측은 한국프로축구연맹 측 1명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동국 부회장은 자신의 유튜브 댓글 기능을 막는 선택을 하기도 했다. 사면 결정 관련 항의를 담은 댓글이 이어지자 이에 대한 대응으로 해석된다.
이들은 나란히 축구협회에서 맡고 있던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발표했다. 소셜미디어에 입장을 전한 글을 게시하는 시점 또한 유사했다. 이영표 부회장은 "있어야 할 곳에서 마땅히 해야 할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을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는 앞서 2021년 3월 협회 부회장직을 맡았다.
지난 2월부터 임기를 시작한 이동국 부회장은 "업무를 배우고 파악하는 시기였고 내부적으로 상당부분 진행된 안건이었지만 경기인 출신으로서의 경험을 자신있게 말씀드려 막지 못한 책임을 느낀다"며 "축구 발전과 건강한 스포츠 문화를 만들기 위해 솔선수범하는 모습으로 보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동국 부회장과 함께 사회공헌위원장으로 협회에 입성한 조원희 위원장은 "이번 일에 있어 부끄럽고 부족한 제 모습에 스스로 큰 실망을 했다"는 말로 사과의 말을 전했다.
이번 축구협회의 축구인 사면 결정은 이른 기간 내 철회로 일단락 되는 듯 했으나 후폭풍은 지속되고 있다. 최종 결정권자인 정몽규 회장의 리더십 또한 임원들의 집단 사퇴로 흠집을 입게 됐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