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이수 전 비서관 ‘약관대 강당당 노무현’ 출간…낙선 거듭하면서도 소신 굽히지 않은 그 시절 기억 복원
노 전 대통령 좌우명 ‘약자에게 관대하고 강자에게 당당하라’에서 따온 제목에서 보듯이 책 내용은 노무현 성정을 그대로 드러낸다. 그동안 발간된 노무현 관련 책들은 주로 대통령 재임 시절 정치와 신념 이야기다. 이에 비해 이 책에선 1990년대 낙선을 거듭하면서도 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바보 노무현’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저자는 “언제나 정정당당한 승부를 강조했던 노무현 후보는 경쟁 후보 약점을 활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음에도, 자신도 옥탑방이라는 낱말을 몰랐기에 양심을 포기하지 않았다”며 “노무현이란 정치인은 그랬다. 사람 냄새 물씬 나는 정치인이었다”고 회고한다.
2000년 부산 낙동강 서쪽의 북강서 을 국회의원 선거 일화도 노 전 대통령 성정을 여실히 보여준다. “농촌 지역이라 읍면동 책임자들에게 어느 정도 ‘활동비 지급’이 필요한 ‘조직 선거’가 불가피하다”고 의견일치를 본 참모들 보고에 노무현 후보는 핵심 참모들을 모두 불러 모아 놓고 일갈했다.
“여러분 뜻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그렇게 정치하지 않았습니다. 내 뜻을 따르지 않을 분들은 떠나십시오.”
목표와 수단, 결과와 과정 모두 당당히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하지만 저자는 ‘욱’하는 성질에 그만 ‘탈영’했다고 한다. 며칠 후 캠프에 복귀한 그를 보고 노무현 후보는 이렇게 말한다.
“이수 씨, 서로 조금씩 양보합시다. 단, 선거법 위반 시비가 없도록.”
이처럼 1994년 (사)지방자치실무연구소 시절부터 참여정부 대통령비서실 행사기획비서관에 이르기까지 노 전 대통령과 동고동락했던 저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리움은 더욱 짙어지고 소중한 기억들은 점점 흐릿해지고 있는데, 그동안 몇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이러저러한 이유로 글쓰기를 회피”해 왔으나 “이제는 말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1994년부터 2008년까지 많은 시간을 함께했지만, 나는 그분의 몇 %나 보고 느꼈을까? 많은 분들이 간직하고 있을 소중한 추억의 조각들이 모아진다면 우리는 그분의 진심이 담긴 모습을 좀 더 따듯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 보탰다.
김지영 기자 you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