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세계적 규모 ‘초고압 직류 시험인프라’ 한국에 생겼다
차세대 전력전송 기술인 ‘초고압 직류송전(HVDC, High Voltage Direct Current)’ 분야 전력기기의 성능을 시험하고 검증하는 세계적 규모의 시험인프라가 한국에 생겼다.전력기기에 대한 국제공인 시험인증 기관인 한국전기연구원(KERI)이 26일 창원본원에서 ‘HVDC 시험인프라 구축사업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KERI 김남균 원장을 비롯해 경상남도 김병규 경제부지사, 창원특례시 홍남표 시장,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김복철 이사장, 최형두 국회의원(마산합포구) 등 사업을 이끌어 가는 산업부, 지자체 및 유관기관, 기업체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HVDC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대용량의 전력을 고압 직류로 변환해 원거리까지 전송하는 기술이다. 직류송전은 전력 공급 과정에서 손실이 매우 작아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고, 케이블을 이용해 장거리 송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도심지 설치에 대한 제약이 크지 않다. 전자파의 발생이 매우 작아 사회적 수용성이 높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HVDC는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가 생산한 전력의 송전에 특화된 기술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 전 세계 시장에서는 신규 도입되는 전력망에 HVDC 계통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동해안에서 생산된 전력을 최대 수요처인 수도권에 대용량으로 보내기 위해 HVDC 관련 사업이 진행되는 등 HVDC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HVDC는 국내에서 아직 적용한 사례가 많지 않기 때문에 관련 전력기기·설비의 신뢰성과 안전성에 관한 연구가 더욱 필요하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나라에 HVDC 전력기기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전문 시험인프라가 없다 보니, 국내 업체들이 해외 시험소를 찾아 시험·인증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한 경제적 부담, 납기 지연, 핵심 설계기술 해외 유출 등 문제가 발생했다.
최근에는 코로나로 인해 국가 간 이동이 어려워 시험을 받는데 더욱 어려움을 겪었다.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HVDC 전력기기에 대한 전문 시험인프라가 조속히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산업부, 경남도, 창원시, KERI가 힘을 모아 약 200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투입해 2020년 6월부터 ‘HVDC 시험인프라 구축 사업’을 추진해 왔고, 약 3년 만에 준공의 결실을 맺었다. 인프라 규모는 부지면적 5,643평(18,622m2) 및 건축면적 467평(1,540m2)이다.
KERI는 이번 시험인프라가 국내 HVDC 관련 전력기기 업체들의 제품 개발을 신속하게 지원해 기술력을 높이고 수출 역량을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험을 받기 위해 매년 국내·외 수 천명의 전문가들이 경남·창원을 방문하고, 이에 따른 지역경제 소비 활성화 효과도 매우 클 것으로 보고 있다.
KERI 김남균 원장은 “우리 연구원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설비와 전문인력을 바탕으로, 연구원의 시험성적서가 전 세계 시장에 통용되게 함으로써 국내 업체들의 해외 시장 개척에 크게 기여해 왔다”며 “이번 HVDC 시험인프라 준공은 KERI 시험인증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로, 국내 전력기기 분야에 미치는 경제적·산업적 파급효과도 매우 클 것”이라고 전했다.
HVDC 시험동 내부에 시험장비 반입까지 모두 마무리한 KERI는 장비 시운전 및 내부 사용절차 등을 마무리한 후 올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시험인증 업무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중진공과 지역 중소벤처기업에 ‘전기화 DNA’ 심는다
한국전기연구원(이하 KERI)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이 중소벤처기업 성장 지원을 위한 상호협력 업무협약을 24일 진주 중진공 본사에서 체결했다. KERI와 중진공은 각각 경남 창원과 진주에 위치해 국토 동남권 지역 중소벤처기업들을 위한 지원 사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대표 기관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중소벤처기업 구조혁신사업 연계 협력(자동차·선반·유압 분야 전기기술 지원) △청년창업사관학교 출신 및 창업자금 지원기업 기술지원(시험인증, 연구자·장비 인프라 활용 등) △전동기 및 전기의료기기 등 신사업 기술 분야 교육 △해외진출 기업의 기술애로 해결 및 현지화 지원 등 협력을 수행한다.
KERI 김남균 원장은 “중소벤처기업에게 첨단 전기화 DNA를 심어 주고, 구조혁신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연구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중진공 김학도 이사장은 “중소벤처기업들이 첨단 전기기술 분야 전문가 및 장비 활용 등 다양한 지원을 받아 경쟁력을 키우고, 혁신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KERI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현재 연구원에서는 인공지능(AI)과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제조혁신 사업을 진행하며 기업들의 업무 효율성 향상을 이끌고, 제품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창원 강소특구 등을 통해 ‘지능전기 기반 기계융합’ 분야 유망기업을 육성하고, 창업 생태계 활성화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정동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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