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고서 대부분 인터넷 자료 베끼기, 짜깁기 작성
이천시의회는 지난 5월 13일부터 8박 10일 일정으로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 등 3개국 선진 지방의회 제도에 대한 사례조사와 세계문화유산 보존관리 및 관광 활성화 방안 마련을 목적으로 유럽 공무출장에 나섰다.
연수에는 시의원 9명과 의회 직원 5명 등 총 14명이 참여했고 연수비용으로 총 6400여 만원(자부담 1000만 원 포함)이 소요됐다.
그러나 연수를 마치고 제출된 44쪽 분량의 ‘결과보고서’ 분석 결과, 백과사전 등 인터넷 자료를 그대로 베끼고, 짜깁기하는가 하면 다른 기관 보고서를 일부 표절한 것으로 밝혀져 빈축을 사고 있다.
보고서 중 절반 이상을 출장 국가 개요와 폼페이 유적지, 바티칸 박물관. 산마르코 광장, 융프라우, 베르사이유 궁전, 루브르 박물관 등 관광명소 설명으로 백과사전이나 인터넷에 올라온 자료를 그대로 옮기거나 짜깁기해 채워진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이, 연수를 마치고 작성된 ‘지방자치 및 의회제도 분야’출장 후기는 정부 기관의 ‘해외 연수 결과보고’ 내용 일부를 그대로 인용한 것으로 드러나 비난을 키웠다.
또한, 보고서에 “세 번의 사전회의로 출장 목적에 부합하는 국가와 지역을 선정했고 일정 확정 후 해당 국가와 지역 및 의회제도에 관한 배경지식을 의원들 모두 습득한 후 출장에 임했다”라고 자평하면서 비난을 자초했다.
시민 김 모 씨는 “선진 지방의회 제도 벤치마킹과 문화유적 보존의 우수사례를 체험하면서 이천시의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의정 활동에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겠다는 허울 좋은 명목 아래 시민들의 혈세로 치러진 그들만의 해외여행”이라고 질책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자료를 검색해보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게 옮겨 작성하고 타 기관 국외 공무 결과보고서를 표절했다면 이는 직무유기”라며 “시민을 기만하는 이런 엉터리 보고서를 누가 작성했고, 어떤 자료를 인용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국외 공무출장 보고서는 참가자들이 연수 과정에서 보고 느낀 점을 직접 작성해 제출하는 것이 당연한 책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의회 관계자는 “보고서는 의원들의 의견을 종합해 작성하게 되었고 이번 연수가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했지만, 일부 부족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지적된 부분에 대해 좀 더 개선하고 보완해 앞으로 더욱 알찬 의정 지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공무 국외 출장보고서 작성요령에 따르면 보고서는 ‘지방자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사항을 포함하도록 하며, 활용 효과를 높이기 위해 관련 통계․법령․문헌 등 구체적인 근거를 명시’하고 ‘주요 업무수행 사항과 관련 정보·분석내용, 향후 활용방안, 수집자료 및 참고문헌’을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
유인선 경인본부 기자 ilyo033@ilyo.co.kr